비가 오면

-사연일가-

by 해고리


반지하, 그곳에 살았던 나는 비가 오면 걱정했다.

빗물이 차올라 집을 삼킬까 걱정했다.

흐르는 빗물들이 고여서

천천히 우리 집 거실을, 안방을, 화장실을 범람해 내가 집어삼켜질까 걱정했다.


지금의 빗물은 그저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라는 식물들에게 물을 줘야 할지

흩날리는 빗물이 조금 고이지 않을지

걱정한다.


내 걱정은 끝이 없다.

물에 잠길지 가전이 고장 날지

내리는 비는 같다.

변하는 건 내 마음일 뿐


작가의 이전글만남의 정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