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일가-
어쩌면 오기였는지도 모른다.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이유가
나를 힘 빠지게 만들었던 이유가
욕심 아닌 욕심을 부려 얻어낸 결과가
10년 전 그 한마디로 시작된 걸 지도 모르겠다
시작의 매 순간이 나에게는 오기였다
대학입시에 떨어진 날
나는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 대신
공장에 취직하라는 말을 들었다
돈 벌어서 남동생 뒷바라지 하라는 말
열아홉, 대학에 떨어진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공부와는 멀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서른 살이 넘도록 공부했다
어쩌면 오기였는지도 모른다
능력이 부족하기에 더 노력했고
남에게 지기 싫어 더 공부했다
배움의 끝은 없지만
나는 내 열아홉의 아픔을
드디어 청산했다
말은 사라졌지만, 상처는 흉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