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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Jan 13. 2023

할머니의 정원

기북일상, 두렁마을

기북면 복골 마을에는 꽃을 좋아하시는 할머니들이 계십니다. 매년 여름이 되면, 할머니들의 정원에는 예쁜 꽃들이 만개합니다. 메리골드, 달맞이꽃, 구절초, 장미, 수세미 꽃 등 다양한 꽃들이 있습니다. 

여름의 달맞이 꽃

하지만, 할머니의 정원에는 꽃들만 사는 게 아닙니다. 땅 속에는 개미와 콩벌레 등 다양한 곤충들이 살고, 땅 위에는 달콤한 꿀을 만드는 꿀벌과 팔랑팔랑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나비도 삽니다. 


할머니들은 여름날 해가 뜨기 전, 일찍 일어나셔서 꽃이 아름답게 자라도록 물을 줍니다. 한낮에는 너무 더워서 물을 줘도 금방 말라버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무더운 여름에는 해가 뜨기 전 또는 지고 난 후에 물을 줍니다. 새벽에 물을 먹은 꽃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환하게 빛나죠.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그 정원에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납니다. 높디 높은 하늘 아래 코스모스는 가을의 향기를 더욱 짙게 만들어줍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코스모스도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며 '나 좀 봐~'라고 예쁜 얼굴을 뽐냅니다.

가을 하늘 아래, 흰 코스모스

알록달록한 가을이 끝나면, 정원이 갈색빛으로 물드는 겨울이 옵니다. 정원의 꽃들도 다음에 올 봄을 기약하며 긴 잠을 잡니다. 땅 속의 개미들도, 땅 위의 꿀벌들도 따스한 봄이 올 때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냅니다. 


나무들도, 꽃들도, 땅도 모두 긴 휴식의 시간을 보내며, 다음 봄이 찾아오는 소리를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겨울의 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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