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의 연애사

자국마다 무늬가 있었다

by 박다올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금세 우리의 역사는 잊혀질 거야.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 또 넘어지면,

그 아픔은 비슷하기 때문에


당신의 경험이 나를 불러내

하루 종일 내 생각이 나기도 하겠지.


당신은 과거의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어쩌면 동정하기도 할 거야.


그건 어느 날엔 큰 애증이 되었다가,

또 다른 날엔 순수한 사랑의 형태로 바뀌기도 하겠지.


내가 무너지고 상처 입을 때

당신은 적당한 안정감을 느끼며,

그럼에도 끝내 내 행복을 바래 주겠지.


당신은 누군가의 애인이 될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누군가의 아내가 될 거야.

큰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겠지만


사소하고 작은 부분들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게 되겠지.


돌아보면 다 별일도 아니라고,

그때는 그렇게 생각할 거야.


어느 날 또 다른 사람이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은 그때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겠지.


이건 이기적인 것도 아니고,

죄책감을 가질 일도 아니야.


현재와 미래보다 더 큰 과거는

언제나 모순이야, 영원을 믿는 사람들은 멍청한 거야.


세상에 영원한 게 어디 있어 사실 영원한 건 하나도 없어

살아오면서 보지도 못했으니 신앙 같은 거야


본 적도 없는걸 믿는 건 사람이기 때문이야

당신도 나도 사람이니 선하고 악한 부분은 공존하고


지나가는 삶에서 우리는 좋은 것들만을 가지고 살려고

노력해야 해 안 그러면 한여름에 불어오는 바람마저 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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