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청소년 우범송치 에피소드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일하면서
비행청소년을 우범송치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가 반복되는 청소년들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일정 기간 입소시켜
교정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다.
어느 날,
담당자가 영장이 발부된 두 명의 학생을
한 번에 입소시켜야 한다고 했다.
명단을 보니, 둘 다 내가 담당하는 학교의 학생이었다.
그중 한 명, 여기선 ‘복순’이라 부르겠다.
복순이는 내가 오랫동안 멘토링하며
신뢰를 쌓아왔다고 믿었던 아이였다.
처음 복순이를 만났을 땐
화장은 진했지만 아직 앳된 모습이 남아 있었다.
뽀송뽀송한 솜털, 푸른 낯빛, 눈망울에 생기가 돌던 아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아이였다.
그로부터 1년.
복순이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잦은 가출, 음주, 흡연, 성인 남성과의 관계까지.
하루하루가 아이를 깎아낸 듯 보였다.
까매진 피부, 누렇게 흐려진 눈동자,
말끝마다 실소를 섞는 습관.
정신적으로도 많이 불안해 보였다.
이번 송치가 급했던 건
단순한 비행이 아니라
성인 남성과의 반복적인 접촉 때문이었다.
한 번에 두 명을 입소시킨 적은 없어
우리도 인원을 늘려 움직였다.
차에 태워 안양까지 가는 길.
두 아이는 장난을 치며 깔깔거렸다.
놀러 가는 줄 착각한 듯, 긴장감이라곤 없었다.
처음엔 모른 척 넘겼다.
우범 송치 담당경찰관에게 이죽거리는 태도를 보이기 전까지는..
그러다 선 넘었다 싶었던 순간—
둘째가라면 서러운 다혈질답게 한마디 했다.
“야, 너네 지금 놀러 가는 거 아니야.
다른 경찰관들 앞에서 쪽팔려서 얼굴을 못 들겠네
내가 담당하는 학교 애들이잖아.
찍소리 말고 가도 모자랄 판에 뭐 하는 거야.
입 안 닫아?”
잠시 조용해지더니,
이번엔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6호 처분 나올지도 몰라...”
“두 달 뒤 재판 때까지 거기서 썩어야 한대...”
듣다 보니 한숨이 나왔다.
그 순간, 진심을 꺼내 말해주고 싶었다.
“성인 남자가 미성년자를 만나는 이유는 하나야.
반대로 너희는 왜 그들을 만나는 건데..
집을 나오는 순간부터,
너희 같은 애들은 가출하면
결국 돈한테 붙을 수밖에 없어.
근데 그걸 알면서도 계속 가출하는 게 말이 돼?
너희 얼굴 꼴 좀 봐.
내가 봐도 반할 만큼 멋있게 살 수는 없어.
지금 너네 모습 괜찮다고 생각하니?"
.....
아이들을 들여보내고 경찰서로 되돌아오는 차 안.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여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
마치 내 새끼들을 어디다 놓고 온 기분이었다.
언제나처럼 시간이 흐를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아이들은 모를까..
부디,
퇴소 후에는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걸어가길.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책 읽고,
예쁜 옷 입고, 예쁘게만 살아주길.
다시는, 이 아이들을 볼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