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님, 내 말을 듣고 계신가요?]

"그냥 그렇다고요."

by 매력덩

민원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자신의 억울함을 해명하겠다며 찾아온 한 민원인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경찰관님한테 뭐라 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그렇다고요.”

말은 담담했지만, 그 얼굴에는 이미 오래 눌러온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민원실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들어주는 시간을 필요로 했다.

화려한 말솜씨보다, 있는 그대로 귀를 열고 듣는 태도를.

그래서 나는 서둘러 답하지 않으려 했다.
한 번 듣고,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차분히 들었다.


돌이켜보면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건 늘 정답이나 조언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사람이 있었다는 기억,
그 자체가 가장 오래 남는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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