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첫번째 글 이후에 스스로 생각했던 것 보다도 긴 시간 후에 글을 씁니다. 제 유학생활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해야 할지, 프로페셔널하게 다루고 있는 카메라에 대해서 쓸지,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느꼈던 문화/생활 차이점을 알려드릴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영화 전공은 2013년 부터, 유학 생활 하다 한국 군대는 2010년, 초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건 2002년 부터이지만, 카메라를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각오를 한--아티스트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고도 볼 수 있는--2016년 부터 햇수로 10년이 된 지금, 아티스트artist 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을 적고, 제 나머지 이야기들을 푸는게 옳은 수순이 아닌가 합니다.
필요 이상 보다 길거나, 너무 짧거나, 생각의 흐름이 좀 복잡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아트art 라는 단어는 1차원적으로는 미술, 더 넓게는 예술이라고 해석되는 단어죠. 아티스트는 그것들을 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티스트 라는 단어 보다는 '아트' 그 자체에 대한 정의를 찾아야 합니다.
뭇 사람들은 아티스트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 혹은 선입견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명성을 떨친 사람들이 아티스트로 정의되는 걸 보면, '아 저 사람은 대단한 아티스트지' 라고 속삭입니다. 하지만, 로컬 갤러리에 본인이 그린 그림을 걸어놓은 사람, 인스타그램에서만 활동하는 사진사, 모임에서 본인을 스스럼없이 아티스트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을 볼 때는 마음 속으로 '에에이, 지가 뭐라고? 아티스트? ㅋㅋ'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모름지기 아티스트 란 본인의 작업물로 인하여 그 명성이 일정 수준을 뛰어넘은 사람. 이라고 정의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는 하죠:
구독자는 십수명 밖에 안되는, 유튜브에 몇 년에 걸쳐 올린 영상이 수십, 수백개 되는 사람이 생각없이, 그저 막연하게 '하아 난 안되나보다,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이 생활도 끝내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카메라 구도나 조명 같은건 딱히 생각지 않고 본인 삶에 대한 고찰을 솔직하게 와다다다 뱉은 영상이 사람들의 공감을 사 알고리즘을 타고타고 퍼져 그 영상의 조회수는 수십만 내지 수백만으로 폭발하게 되고, 호기심 어린 사람들이 구독 버튼을 누르기는 어렵지 않으니 구독자는 하룻밤 사이에 수만명으로 늘어나고, 길거리를 걸으면 심심치 않게 사람들이 그 영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걸 보게 됩니다.
몇 년 노력에 걸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이 사람은 아티스트 라고 볼 수 있을까요?
1) 수십, 수백만원씩 들여서 본인이 찍고 싶은 단편영화를 찍어내는 사람은 평생 고예산 영화들이 즐비하는 영화제의 문턱에 가보지도 못하고 힘들게 일해 번 돈은 그저 열정이라는 창구 하나로 다 쏟아부어 본인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볼 엄두도 못 내는 사람.
2)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유행하는 댄스, 밈 챌린지를 매번 찍어 올리면서 좋아요가 수만개씩 달리는 와중에 그 댓글은 대부분 '언니 넘흐 예뻐요ㅠㅠ' 'so beautiful mami' 등으로 점철되어있는 사람.
이 두 사람들은 비교해봤을 때 어떤가요?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명성이 곧 아티스트의 정의라고 생각이 드시나요?
이 쯤 되어서는 이미 읽고 계신 분들의 생각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 사람의 절대적인 능력은 그 아트를 행하는 사람들의 최고에 이르지 못하니 아티스트가 못된다'
vs
'그 아트로 명성이 생기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니 당연히 아티스트가 맞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은 어느 쪽이신가요?
저희가 앞에서 내린 정의를 바탕으로 하면, 후자에 무게가 더 실릴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세상 일이라는 건 실력 만큼이나 운의 작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며, 개개인의 '자격' 보다는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크게 작용하고는 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나치 정권의 히틀러는 청년 시기에는 그림에 소질이 있어 실제로 그 실력이 꽤 뛰어났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나치 정권의 히틀러는 유대인들을 무분별 학살하고, 유럽의 새로운 곳들을 점령할 때 마다 그 지역 유대인들을 잡아들여 무자비하게 죽였습니다.
히틀러의 카리스마에 흠뻑 취해있던 그 당시 독일은 나치 정권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냈고, 그 국민들은 히틀러를 신격화 하며, 유대인들을 잡아 죽이는 그 행위를 보고 아트의 경지에 있다고 까지 느꼈을거라는 것에 대해 저는 꽤 의심이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 비인간적인 정권은 애진작 인류역사에 엄청 긴 시간 동안 지속되기는 어려운 것이며, 히틀러가 스스로의 목숨을 끊고 21세기 현재에 와서는 지구상 누구도 히틀러의 그런 행동들을 돌이켜보며, 설령 그의 어린 시절 그림들을 보면서도 '아 실로 그는 아티스트였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을거라고도 자신합니다.
그럼 이제 아티스트의 정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히틀러가 그 시대에, 그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나 옳지 않은 행동으로 명성을 얻고, 사후에는 그 행동이 재평가 받으면서 아티스트 라는 칭호는 그 이름 뒤에 붙을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나머지 타이틀들은 그렇지 않죠. 그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치 정권의 수장' 이었고, 독일 '국가수상' 이었고, 실로 그의 행동으로 정의된 '학살자' 였습니다.
이걸 토대로, 아티스트 라는 단어는 단순히 그 행위에 따라 붙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한 평생 스트릿 사진을 찍어 오면서 아름다운 이미지 메이킹을 해왔던 포토그래퍼는 오늘날에 이르러 길을 걷고 있는 행인들의 저작권을 존중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평생의 작업물이 부정받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은 소속 모델들, '엔젤' 들로 구성해온 런웨이를 매년 엄청난 규모로 개최했으나, 다양한 여성상을 그려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그 런웨이를 잠정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2025년으로 말하자면, AI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인류의 데이터를 끌어내어 작업물을 그려내는 AI가 예술의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사람들이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그려내는 그림들은 실로 그 퀄리티가 엄청난데도 말이죠. 사람들은 '으으 기계가 그려낸 것 같아, 역겨워' 라는 반응을 하곤 하죠. 하지만 수년전만 하더라도 엄청난 실력의 장인이 그려낸 그림은 '우와 사람이 그렸는지 컴퓨터가 그렸는지 모르겠는데!?' 하는 말을 칭찬으로 많이 쓰기도 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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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10년동안 이 단어에 대해 꽤 깊은 생각을 했다고 자부하는 제가 내린 아티스트의 정의는...
"인간의 도의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정직한 노력으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는timeless 작업을 행해 낼 수 있는 사람"
입니다.
저 정의 자체도 불완전한 부분이 많습니다.
인간의 도의란 무엇이며, 그 도의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이며, 이 세상에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다고 어떤 노력은 정직하고 어떤 것은 거짓된다고 치부될 수 있는 것이며, test of time을 견뎌내며 시대를 꿰뚫는다는 것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지난 다음에야 알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아티스트artist 의 2차 정의는:
"오늘,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리든, 요리를 하든, 환경미화를 하든.
정직한 노력에는 귀천이 없으니, 여러분이 하는 모든 것은 본인 삶을 가장 빛나게 가꾸어가는 아트와 같은 것이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아티스트라 불릴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니.
늘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