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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현Jihyun Park Nov 20. 2023

가족의 소중함 2

아버지 선택

성분도 좋았던 아버지는 왜 어머니와 결혼하기로

했을까?


오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아버지는 맏이 역할을 해야 되었다.


어릴 때 홍역을 앓았던 큰 아버지는 성장이 멈추었고 연약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는 큰 아버지가 밖에서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지 못하도록 강하게 키웠지만 아버지에게 맏이 역할이 주어지게 되었다.


아버지는 50년 전쟁이 끝난 후 나이를 속여 군대에 입대하였고 강원도 최전방에 있었다. 그러다가 간첩을 잡아 화선입당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 배에는 그때 칼에 맞았던 자리가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아버지는 늘 자랑스러워했다.


여기서 화선입당은 무엇일까?

북한은 노동당에 입당하려고  해도 절차가 정말 많다

우선 성분이 좋아야 하고, 추천인도 있어야 하고, 외워야 할 당 규약들도 많다.

화선입당은 그런 절차 없이 입당하는 것인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자랑스럽게 화선입당하고 제대될 때 아버지는 무리배치가 되어 고향인 함경남도가 아니라 함경북도로 오게 되었고 여기서 운전수로 일하게 되었다.

아무리 당에 입당을 해도 아버지에겐 다른 숙제가 있었다. 전쟁통에 총알이 허리를 스쳐 지나가 허리가 구부러진 노모와 아픈 형님, 그리고 아버지 없이 태어난 막냇동생, 모두 아버지가 돌봐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우리 할머니는 아버지에게 여자를 데려와도 같은 성분의 여자를 데려와야 된다고 맨날 이야기했다고 한다

군 제대 후 어머니와 떨어져 있어서 그 잔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되지만 아버지에겐 어머니 말씀이 곧 명령이었다. 하지만 성분이 좋은 집 자녀가 우리 아버지 조건을 보고 결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아버지는 매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같은 직장에서 기중기 운전공으로 일하는 어머니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삼촌집에 서 눈칫밥 먹으면서 자라다가 학교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취직해 기중기 운전공으로 일했다.


아버지에겐 성분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을 돌봐줄 아내가 필요해 어머니와 결혼하기로 결심했고 어머니와 함께 고향애 찾아가 우리 할머니를 만났을 때 어머니는 노동당원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버지와 어머니는 만났고 서로 다른 성분으로 엮어진 가족의 운명은 평탄하게 살 수 있었을까?

자식들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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