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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면

by 윤부파파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10년 전 결혼식에서 내가 직접 축가를 하게 되었다. 뻔한 노래를 부르고 싶지는 않았다. 나이 차가 많이 나던 아내와 나, 연애를 할 때도 일부러 옛날 노래를 선곡해 차에서 틀어주곤 했었다. 그렇게 알게 된 소중한 옛 곡들이 많다. 그중에 김종환 가수의 사랑을 위하여, 초등학교 때 노래방에 가면 엄마나 아빠가 분위기 잡고 부를 법한 아주아주 올드한 노래다. 하지만 그 가사만큼은 나에게 절실했고 진실되다 느꼈나보다.


결혼식 전날 거하게 술을 마시고 정신없이 치렀던 결혼식.

축가를 부르는데 실수로 한 키를 높여 아주 고음의 사랑을 위하여를 완곡했던 아찔한 추억도 있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서로의 온도차로 인해 각 방을 쓰고 있지만 눈을 뜨면 이 집에 아내가 있음에 내 마음은 따듯하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오늘만 살아야 한다면 초조하고 답답하겠지만 그래도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기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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