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산책

by 윤부파파

어릴 때 비가 오면 마당에 물이 넘쳐 재밌는 놀이터가 되곤 했었다. 물길을 막고 트고, 댐을 만들곤 했다. 삽이나 호미를 가져다가 마당을 뒤엎어 놓았다.

요즘은 물웅덩이 구경하기 쉽지가 않다. 집 앞 놀이터에서는 모래를 찾기 어렵다. 어쩌다 생긴 화단의 물웅덩이는 며칠 만에 원상 복구가 된다. 첨벙첨벙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모래놀이터가 귀해진 요즘이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아침. 아이들은 우비에 장화까지 만발의 준비를 하고 외출하자고 성화다. 나는 그럼 여벌 옷과 수건만 챙기면 된다.

철봉에 맺힌 물방울 쓸어 떨어트리기, 미끄럼틀 끝에 고인 물 내려와 밀어내기, 나뭇잎 그릇에 물방울 모으기 등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놀거리가 넘처나는 비 오는 날 빗속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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