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만 해도 별명이 없는 친구가 없었다. 졸업 책자에 이름과 별명이 반드시 기재되어야 했다. 놀리기 위한 별명들도 있었다. 뚱땡이, 깜댕이 같은 외모를 비하하는 별명들이 그러했다. 아니면 이름에서 변형된 주자 돌림의 쭈쭈라던가 금범이라는 친구는 금댕이라는 별명을 가지기도 했다.
물론 별명으로 인해 울고 마음 상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때는 이름으로 불리기보다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요즘 교실에서 학생들의 생리를 들여다보면 별명을 가진 친구들은 별로 없다. 그냥 이름을 부른다. 아재인 내가 보기엔 정 없어 보이고 삭막해 보이지만 요즘은 외모 비하 등은 본인의 신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인듯하다.
나 학창 시절만 해도 짱이 있었고 학급에도 상하 계급이 존재하는 분위기였다. 요즘에도 그런 분위기는 조금 있지만 그렇다고 힘이 약한 친구를 무작정 괴롭히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힘이 쎄면 쎈대로 약하면 약한대로 서로를 존중해 주는 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는 꽁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우리 할머니는 내가 달리기를 잘해서 꿩 같다고 그렇게 불리는 거라고 했지만 아마 내 이름에서 변형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대학교에는 싸이월드 미니미 같다고 미니미라고 불리기도 했다. 심지어 요즘 결혼식에 가면 어떤 선배는 내 이름은 모르고 별명으로 부르는 선배도 있기도 하다.
이제 직장이 생기니 별명 같은 건 없다. 물론 학생들이 나에게 뭐라 별명을 붙여줬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나에게도 지금 나에게 걸맞은 별명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