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a cornwall
어둠으로 인란 무서움에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처음이라는 두려움에도 용기는 필요하다.
도전에 필요한 용기, 첫 경험
1월에 라오스 여행을 가며 기대했던 것들 중에 블루라군에서 멋들어지게 다이빙하는 것이 있었다.
인생의 8할을 맥주병 신세로 수영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던 나였다. 수영 경력 이제 1년. 하지만 아직 발 닿지 않는 곳에서는 수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도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기대와 함께 도착한 블루라군에는 키가 크고 늘씬하고 멋진 서양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보는 눈도 많았고 다들 남부럽게 멋진 다이빙 솜씨를 뽐내고 있어 기가 죽었다.
아이들에게 호언장담을 하고 갔기에 아이들은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의 주저함도 있었다. 사실 창피함이 더 컸다.
'중간에 손잡이를 놓치면 어쩌지.'
'등이나 배로 떨어지면 어쩌지.'
'다들 날 보고 비웃겠지?'
오만 생각들이 날 가로막았다. 대부분 타인의 나에 대한 평가 때문에 나는 주저하고 있었다.
첫째와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갔다. 손을 꼬옥 잡았다. 9살 아들 손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다이빙 점프대에 서니 이제 남들의 평가보다는 날 올려다보는 아들만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막상 벼랑 끝에 서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윤우야. 아빠 용기 좀 줘."
라는 말에 아들은 내 배 위에 손바닥을 올리고 온갖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 작은 손의 작은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우리 가족 모두 멋지게 첫 다이빙을 할 수 있었다.
다음 날, 다른 블루라군에 갔다. 신나게 짚라인을 타며 다이빙을 했는데 제법 높아 보이는 다이빙 대에 서슴없이 올라가던 첫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순식간에 점프를 해버렸다.
아이는 어디에서 그런 용기를 얻었을까?
나는 사실 점프대에서 다이빙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빠도 같이 해보자." 하는 말에 심장은 덜컹거렸지만 이내 곧 높은 다이빙대에 섰다. 내가 주저 하자 아들은
"아빠 내가 시범 보여줄게."라는 말을 남기고 냅다 뛰어버렸다.
그 작은 것이 두려움도 없이 뛰는 모습에 나도 용기를 내어, 어쩌면 그런 아들의 모습이 뒤에서 나를 밀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들을 따라 다이빙을 했다.
자바리 점프 그림책의 주인공인 자바리.
수영 실력이 쌓여 자신감이 충만하다. 하지만 높은 점프대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괜한 핑곗거리를 찾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기도 한다. 하지만 옆에 있는 아빠는 그런 능청에 능청을 보태줄 뿐이다. 재촉하거나 기대하는 눈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기다림에 자바리는 스스로 평정심을 찾아간다. 누군가에게는 괜한 딴짓. 하기 싫어서 무서우니까 뒤로 미루는 행동들 속에 자바리 머릿속은 용기를 얻어나기 위해 바쁜 사투를 버린다.
"I love surprises."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 두려움은 좌절로 끝이나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두려움은 첫 도전, 첫 경험의 놀라움이 될 수 있다.
그것을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기다려 주고 말없이 응원해 주는 것뿐이다. 내가 다른 이의 두려움을 덜어줄 수는 없다. 그저 스스로 고뇌하는 과정을 지켜봐 주고 한발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우리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둘째가 짚라인을 잡고 다이빙을 하는데 끝에 가서 손을 놓지 못했었다. 우리가족 모두 "놔! 손을 놔~!" 외쳤다.
"우리 윤재 얼마나 오래 버티나 해보는거야? 화이팅!" 이렇게 이야기 해줄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