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놀이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아이들과 눈놀이를 즐겼다.
어제도 눈이 제법 내렸었다. 하지만 뭉쳐지지 않는 건조한 싸리눈이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일어나 창틀에 쌓인 눈은 습기를 한껏 머금은 함박눈이었다. 뉴스에선 세종시 폭설경보 소식을 알린다.
아침을 부지런히 먹고 면장갑에 비닐장갑, 털장갑으로 모두 중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부지런한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벌써 나와 눈놀이를 즐기고 곳곳에 어느샌가 눈사람도 보였다. 나도 눈사람을 열심히 만들었다. 힘들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허리 한 번 제대로 펴볼 겨를 없이 눈사람을 완성했다.
그리고 옆 작은 운동장으로 나가 축구공 가지고 재미있게 아이들과 놀았다. 슬라이딩도 해보고 눈밭에 굴러도 봤다. 벤치에 쌓인 눈애 얼굴을 묻어 얼굴 도장도 만들어봤다. 요즘 해리포터에 푹 빠진 아이들을 위해 기숙사배정 모자도 만들었다.
두 시간 동안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었지만 춥기는커녕 오히려 열기로 인해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려야 했다. 그 열기만큼 행복도 가슴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