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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과 일몰

태양

by 윤부파파




1년 365일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큰 의미를 두는 날이 있다. 그날은 바로 1월 1일과 12월 31일. 1년의 시작과 끝을 의미하고 후회와 다짐이 공존하는 시기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1일, 하루, 24시간을 바꿔 생각할 땐 좀 다르다. 하루 24시간 중 사람들은 시작과 끝인 00시 00분이나 12시 00분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런 고정적 시간보다 가변적 시간인 해가 뜨는 일출과 해가 지는 일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을까?

하루 24시간 한결 같이 태양은 우리 지구를 비춘다. 어둠을 뚫고 산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의 태양은 얼어붙은 대지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그럼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이 땅에 잠시 휴식이라도 주는 듯 산 넘어 사라지는 일몰의 태양은 사람들에게 하루의 끝을 예고하며 마무리할 시간을 제공해 준다.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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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양이 솟아오르기 전 지평선 너머 붉으스레 한 여명이 참 좋다. 도시 곳곳의 불빛들은 아직 한 밤중이라고 아침이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하는 듯하다. 하지만 지평선 너머 점점 밝아오는 태양의 빛들은 그 도시의 불빛들을 점점 잠식해 간다. 그리고 아침을 맞게 한다.

소백산 비로봉의 세찬바람을 견디며 기다린 태양, 새벽녘에는 보이지 않던 산그리메를 벅찬 감동과 함께 선물해 주는 듯하다.

산에서 하룻밤 자는 노력과 기다림은 우리 부자에게 짙은 운무 속 봉긋 솟은 태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선사해 준다.

2025년 두 번째 날의 일출, 다양한 색으로 하늘을 물들이고 있는 태양.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하늘색, 밝은 태양 빛은 따스한 온기로 나의 몸에 채워준다.




일몰

2025년 1월 1일의 일몰, 아이들이 만든 눈오리 두 마리도 우리 가족과 함께 일몰을 감상한다. 보기와는 다르게 거센 바람은 여러 오리들을 떨어트리며 오리들의 일몰 구경을 방해했었다.

일몰 시간에 쫓겨 부리나케 올라왔던 금오산, 두 형제는 지는 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찰나의 순간일 뿐 아이들은 오늘의 태양 같은 것들은 그다지 관심에 없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웃고 장난치기 바쁘다. 아빠 엄마만 예쁘지? 멋지지? 질문공세를 퍼부으며 사진 찍기 바쁘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함께 할 수 있었던 야영, 다음날 멋진 운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10시간 전의 하늘은 맑고, 일몰은 바라볼 수 없을 만큼 눈부셨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신나게 물놀이하고 저녁노을을 보며 먹었던 치킨과 캔 콜라의 맛은 잊을 수가 없지. 그래도 그날 밤은 너무너무 무더웠어. 그 끈적이고 짜증 났던 밤, 그 감정들도 아직 생생하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빛, 파란 하늘을 붉은빛으로 수놓는 구름들, 태양은 저 너머로 숨어버렸지만 우린 태양의 기운을 한참을, 꽤 오랫동안이나 느낄 수 있었다.




언제 봐도 가슴 벅찬 일출은 오늘을 시작할 수 있는 활기찬 기운을 나에게 불어넣어 준다.

언제 봐도 마음 아련한 일몰은 오늘의 하루는 잊어버리고 훌훌 털어 보내라 나를 위로해 준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의 해가 뜰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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