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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가장 최근에 본 영화

by 윤부파파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나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화에 심취해 다양한 영화들을 보는 것을 즐겼었다. 주말이면 하루에 3, 4편의 영화를 보기도 했다. 30살이 넘어 그 열기는 조금씩 식었다. 작년을 생각해 보자. 5편의 영화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중 4편이 그전에 봤는데 다시 보는 영화들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새로운 영화보다는 그전에 봤던 영화들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왜 그럴까?


좋아하는 배우의 신작,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들이 영화관에 상영을 하면 기대에 차 영화를 보러 간다. 하지만 나올 땐 아쉬울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옛 영화들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양한 영화들 있다. 굳이 봤던 것을 또 보게 되는 영화에서부터 TV 채널을 돌리다 만나면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영화들도 있다. 굳이 찾아보는 영화 중에 최근에 보기도 했고 항상 무슨 영화를 볼까 생각할 때 선택지에 항상 있는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이다.


운동할 때나 운전을 할 때 나의 음악 플레이리스트에도 OST 몽중인은 빠지지 않는다.


중경삼림은 영화 내에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임청하와 금성무의 이야기 그리고 양조위와 왕페이의 이야기이다. 나는 두 번째 양조위와 왕페이가 나오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지금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뉴스에 나올법한 이야기이긴 하다.


그런데 이번에 중경삼림을 보는 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생각지도 못한 감정들을 느꼈다. 그전에는 영화의 주인공들(보통 흔히 보는 영화들의 주인공들도 다..)이 현실의 나보다 나이가 많은 존재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도 영화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영화들을 보며 그렇게 그들을 동경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 등장인물들 역시 나의 삶에서 볼 때 그 시간의 기준점을 지나온 존재들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엄청난 아쉬움과 실망감에 휩싸였다.


"아재요, 꿈 깨요."


663이 참 멋지고 좋았는데 나도 그런 남자가 되고 싶었는데...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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