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침형 인간

새벽수영

by 윤부파파

나는 복직을 아내는 휴직을 하게 되어 그간 서로의 운동시간을 바뀌게 되었다. 작년 한 해, 아내는 새벽에 요가를 하고 출근을 했었다. 참 대단하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이제 내가 새벽에 수영을 가고 있다.

새벽 수영장의 오픈 시간은 06시이다. 06시에 맞춰 수영장에 갔더니 발권 키오스크 두 개 모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이 세상에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샤워를 하고 수영장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더 많다. 한낮의 수영장 보다 오히려 새벽 6시 수영장엔 사람들이 더 많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하고 가정에 복귀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어 보이고,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하려는 사람들도 있어 보인다.

1시간 30분가량 운동을 하고 붐비는 시간을 약간 피해 씻고 학교로 출발을 하면 7시 50분이다. 약간 차가 밀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유롭다. 준비해 온 계란 두 알과 사과 네 쪽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작년에는 아침마다 아이들 등교, 등원 때문에 차례 전쟁을 치러야 했었다. 휴직 전에도 아침은 늘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젠 5시 30분에 기상만 잘하면 그때부터 8시까지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올해 학생부에 부서를 배정받았기에 아침 등교지도도 빼놓지 않고 참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등교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에게 "안녕", "안녕"인사를 하는데 처음엔 로봇 같이 인사하는 것이 어색했는데 이젠 이름도 점점 알게 되고 하나하나 학생들의 얼굴을 보며 인사하니 기분이 좋다.

산이 좋고, 물이 좋고, 뭐든 좋아하는 것들이 생기니 나도 모르게 저절로 부지런해지는 것 같다.

새벽 수영장 자유레인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매일 수영을 하러 온다. 중급반에도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있다. 새벽에 수영을 하고 등교를 하다니 참으로 대견하다. 우리 집 아이들도 중학생이 되어 아빠, 엄마와 함께 새벽 수영을 갔다가 각자의 학교로 출근, 등교하는 모습을 꿈꿔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경삼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