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맞이

by 윤부파파

어제오늘 낮기온이 25도가 넘어 반팔로도 시원하게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아침 등굣길에 반바지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다. 저번주까지만 해도 '아, 아이들의 패기가 어마어마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제오늘은 혈기왕상한 그들이 반바지를 입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날이 좋았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건조한 봄날씨와 거센 바람에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핸드폰에서도 인근 고속도로 통제 문제가 계속 날아온다. 건강하자고 산에 올라 왜 그리들 담배를 태우는지 정말 큰 손해보상을 하게끔 법을 바꿔야 할 것이다.


바람이 불고 따듯했지만 평소에 보이던 산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 상태가 좋지 못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지나가고 따듯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불청객과도 같은 미세먼지. 내가 어렸을 때도 이맘때 항상 미세먼지로 고통받았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운전 중 곳곳에 벚꽃 나무가 활짝 핀 성급한 나무들이 보인다. 어떤 목련은 벌써 만개하여 꽃잎을 떨어트릴 준비를 하는 것만 같다. 골목길에 매화도, 산수유도 활짝 꽃의 피웠다.


어제오늘 저녁 상에 냉이가 올라왔다. 냉이된장국, 냉이감자전... 아싸하고 한 입 먹은 감자전, 냉이 향이 입안 가득 채운다. 난 냉이가 싫다. 쑥도 싫다. 취나물, 참나물도 싫고 달래도 싫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바뀌는 것 같다. 듬성듬성하던 산들에도 이젠 초록으로 꽉꽉 채워질 것이다. 봄이 짧아지고 벌써 여름이 오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지만 아직 꽃들도 피지 않았으니 이번 주말에 벚꽃 만개한 나무 그늘에서 편안한 오후를 보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잊지 못할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