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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준비

대피소 예약

by 윤부파파

2월, 구례군에서 지리산 종주 인증 프로그램을 재개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바로 종주수첩을 주문했다. 그러고는 며칠을 갈지, 어디에서 묵을지, 무얼 싸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복직을 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다 4월 1일이 되어 다시금 종주 생각이 났다. 4월 1일은 국립공원 대피소 예약을 하는 날이다.


아내와 함께 대피소 예약하는 연습도 했다. 왜냐하면 5월 연휴, 게다가 근로자의 날도 가깝다. 또, 게다가 5월 1일부터 지리산의 산불방지 입산통제가 풀리는 날이다. 또또, 게다가 5월에 지리산엔 멋진 들꽃들이 피어난다. 산꾼들이 "지금이다!" 싶어 지리산으로 몰려드는 5월 초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평소와는 다르게 예약 시스템은 먹통이 되었고,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간신히 예약에 성공했다.

5월 1일은 노고단 대피소에서, 5월 2일은 연하천 대피소에서, 5월 3일은 세석 대피소에서 묵기로 했다. 3박 4일의 일정, 지리산 주능선을 걷는 종주코스이다. 혼자였으면 무박 혹은 1박이면 충분하지만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하는 종주이기에 많은 짐을 짊어지어야 하지만 편안하게 지리산을 둘러보기 위해 3박 4일 코스로 가게 되었다.

"비가 오면 안 갈 거야." 미리 아내에게 얘기를 해두었다. 비 오는 날 지리산 종주는 자신이 없기도 하다. 어쩜 마음속에선 차라리 비가 와서 나의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해 못 가게 되는 것을 약간은 바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내 마음은 설렘이 가득하다. 날씨 좋은 봄날, 지리산의 주능선을 차분히 걸으며 들꽃도 보고 그늘에서 쉬어도 가고 샘물도 받아 마시고, 대피소에서 맛있는 음식과 여러 사람들과 담소도 나누고, 촛대봉의 멋진 일출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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