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by 모니카

지금껏 게임이라고는 오락실에서 했던 테트리스가 다였다. 핸드폰에 따로 게임 어플을 받거나 컴퓨터로 하는 게임 같은 건 관심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괜히 게임을 잘못 깔았다가 컴퓨터가 느려지거나 핸드폰이 해킹될까 봐 겁이 났던 1인 중 하나였으니까.


어느 날, 아이가 '닌*도'를 사달라고 조르기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버럭 했다. 아직은 게임에 아이를 노출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70%. 아이에게 사주기에 사악한 가격이 30%였다.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면서 끌기를 반년. 코 앞에 닥친 크리스마스에 결국 아빠 마음이 활짝 열리면서 우리 집에 그 게임기가 입성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와 아이는 게임시간을 두고 거의 매일 전쟁을 벌인다.


"엄마, 30분만 더 하면 안 돼요."

"안 돼. 지금도 충분히 했어. 이미 1시간 했잖아."


도돌이표처럼 같은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게다가 같은 게임기를 공유한 친구들끼리 게임칩 자랑을 할 때면 정말 답이 없을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


그 어떤 것을 할 때보다 즐거워하고, 그 어떤 것을 할 때보다 집중하는. 그런 아이를 볼 때마다 공부를 저렇게 열심히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내가 인별그램을 보는 와중에 게임을 하나 다운 받았다. 테트리스처럼 블록을 맞추는 형식의 게임이었는데, 호기심에 버튼을 눌렀다가 하게 된 것. 그러다 한 판만 더, 한 판만 더를 외치게 되었고. 어느 날은 1시간 동안 그 게임을 하겠다고 만사를 미루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순간 머리가 띵했다.


'내가 작은 녀석한테 게임한다고 뭐라 할 게 아니었구나. 나도 이러는 판국에. 나를 닮아......'


등줄기가 차가워지면서 소름이 끼치는데, 아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어른인 나도 이렇게 자제하기 힘든 판에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이...


우리 아이들이 사는 환경이 지금 그렇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온갖 영상에 노출돼 있고, 그 영상 속에서 다양한 게임의 재미를 자랑한다.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는 게임이고. 핸드폰, 노트북, 태블릿, 게임기 같은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게임으로 가는 길이 무한정 열려 있다. 그런데 어떻게 어른도 흔들리는 유혹을 아이가 넘어가지 않길 바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엄마라서, "유리야. 우리 게임 좀 자제하자.'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처치가 못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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