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에 갇힌 기분이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침부터 시작되는 뜨거운 하루다. 일어나자마자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내 몸과 마음이 완전히 익어버릴 것 같은. 2018년의 핫한 더위는 이미 내 기억에서 잊히진 오래다. 수치상으로 2018년이 더 뜨거웠다는 건 알지만 과거의 더위보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이 더위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와중에 코로나 확진자는 증가세라고 연일 뉴스 보도가 나오고 있다. 더위를 피해 계곡이라도 가고 싶지만 그 마저도 조심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이 나와 아이들을 결국 집콕하게 만든다. 진정한 사면초가다.
더위를 피하고, 코로나를 피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집콕 24시간 스케줄을 읊자면.
오전 8시 기상. 아이들의 밥을 차려주고,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한다. 큰아이는 이미 알려준 것이 있어서인지 혼자서도 알아서 척척 해내지만 작은 아이는 수업을 일일이 틀어줘야 하고, 줌 연결도 내가 직접 해주어야 한다.
수업에 열중하는 동안, 밖은 그야말로 30도에 육박하는 이글거리는 더위가 덮치고 있다. 파란 하늘에 몽글거리는 흰 구름만 보면 당장이라도 산책을 나갈까 싶지만. 때맞춰 울리는 안전문자. 폭염이 지속되고 있으니 외출을 자제해달란다. 역시 뜨거운 하루.
낮 12시 점심시간. 하루 세끼를 집에서 먹는다는 건 굉장히 괴로운 일이다. 음식을 해야 하는 것도 하는 거지만,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가 너무 고민스럽다. 이럴 때는 은근히 아이들한테 메뉴 선택권을 넘기고 배달을 시켜야 하는 음식이 나오길 기대한다. 물론 그 기대에 아이들은 참 잘 호응해준다. ^^;
점심을 먹고 나서 치우고 정리하다 보면 오후 1시 30분. 아이들한테 책을 읽게 하고 독서록 숙제를 낸다. 독서록이 아니라면 이 시간은 엄마 타임이다. 공기놀이를 하거나 빙고 게임을 하거나 보드 게임 같은. 더위가 가장 절정인 시간인 데다 코로나여서 아이들의 놀이터행은 당분간 포기한 상태다.
아이들의 유일한 외출. 영어학원 수업 1시간. 이때만이 내가 혼자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소파에 드러누워 있거나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갖고 싶지만 아이들이 없을 때 정리해야 하는 것이 있는 관계로. 주로 청소를 하거나 집 정리를 하거나 빨래를 돌리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진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과 이후의 시간은 거의 스펙터클하고 다이내믹한 전쟁영화와 같다. 일단 나의 목소리가 한 톤 정도 올라가 있는 데다 순간순간 울컥하는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하는 시간이랄까. 저녁이 되었다고 아이들이 차분해지길 바라는 건 금물이다. 아이들은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 에너자이저다.
이미 해가 넘어가고 노을이 보이는데도 밖은 뜨겁다. 창문을 열어 시원한 공기를 기대했다가 놀라서 닫는다. 뜨거운 하루는 밤 10시가 넘어도 11시가 넘어도 식지 않는다.
나의 하루도 밖에 날씨처럼 연일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하루라도 서늘해지면 안 된다는 듯 오히려 나의 하루는 점점 더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