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by 모니카

지난 금요일, 막내 시누이의 딸이 하사로 임관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여군이 되겠다며 입대한 것이 지난봄. 고된 훈련을 무사히 잘 마치고 정식으로 하사가 되었음을 알려온 것이죠. 코로나 시국이라 부모들도 유튜브를 통해 임관식을 봐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그 녀석의 노고는 차림에서, 자세에서, 표정에서 다 드러나더군요.


엊그제는 언니와 통화하는 중에 부모님의 건강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엄마는 4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편마비가 왔고, 아버지는 올해 초 갑작스레 뇌경색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양친이 모두 건강이 좋지 않으니 솔직히 마음이 편할 날이 별로 없습니다. 연세도 있으셔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다는 언니의 이야기에 순간 마음이 덜컥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하는 게 자식들의 바람이지만. 어쩌면 부모님의 나이를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지금 나의 상황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며칠 전, 아이가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들어옵니다.

"엄마!"

"어. 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현관까지 버선발로 나갔습니다.

"엄마. 나 오늘 영어 테스트했는데 96점 받았다."

자랑스레 어깨를 쭉 펴고 얘기하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신나 보였습니다. 저 역시 기분이 좋았습니다. 96점을 받았는데 기분이 안 좋을 부모가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순간 아이를 얼싸안고 잘했다고 칭찬에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몇 년 전, 학교 동기지만 저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한테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유방암 1기라고 하더군요. 수술을 해야 하고, 수술 후에는 항암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당혹스러웠습니다. 위로를 해야 하는지, 그냥 듣고만 있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죠.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말하는 언니의 수술 날. 저는 가보지도 못한 채 시계만 바라봤습니다. 병문안조차 오지 말라는 언니의 강력한 의지 덕에 발이 묶인 저는 그냥 기다리기만 했죠.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언니는 건강을 잘 유지하며 지금까지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불과 몇 가지만 이야기했지만, 다양한 소식들이 참 많이 전해져 옵니다. 첫 번째 소식을 듣는 순간, '시간이 벌써.'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조카가 대견하고 임관식에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뻐하는 시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저도 기분이 한결 밝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지막 소식을 들을 때는 정말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잘 될 거야. 걱정 마.' 정도의 문장밖에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조차도 쉽게 꺼내지 않았습니다. 조심스럽고 조심스러웠습니다. 마음은 굉장히 무거웠고, 아픈 언니에게 해 줄 게 없어 답답했죠.


하나하나의 소식마다 저는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성보다 감성이 먼저인 사람이다 보니 그렇겠죠. 어떤 때는 가볍게 들었던 소식이 머리를 무겁게 만드는 날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무겁게 들려온 소식이 가볍게 마무리되는 날도 있고요. 도대체 예상을 할 수 없는 소식의 여파에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날도, 툭 던지듯 버리게 되는 소식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저 사실을 전해줄 뿐인데도 제 인생이 달라진 경우도 있죠.


오늘도 아마 어떤 소식이든 한 가지쯤은 전해질 겁니다. 과연 어떤 소식이 올까요? 간절히 바라본다면 좋은 소식. 기쁜 소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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