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모니카

홀로 떠나 온 여행, 누구도 일어나라 하지 않는데도 습관처럼 눈이 떠진다. 매일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 눈을 뜨던 버릇이 굳이 이런 날에도 제 힘을 발휘한다. 에이, 좀 더 자야겠다. 눈을 꼬옥 감은 채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어 가며 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


몇 달 전 친한 언니와 통화를 했다. 같은 대학, 같은 학번으로 만난 언니였다. 학교에 다닐 때도 참 독특한 언니라고 생각했는데, 언니는 그때와 다름없이 여전히 독특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나는 말이야.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그냥 집에서 잠만 자고 싶다."

"잠?!"

"어. 요 며칠 좀 피곤하게 일했다고 금요일 저녁에 들어오자마자 잠들어서 내가 언제 눈을 떴는지 알아?"

"언제 눈 떴는데?"

"일요일 저녁."

"2박 3일 동안 그냥 잠만 잤다고!"

"응. 한 번도 안 깨고 쭈욱. 나 진짜 잠이 너무 좋다."


언니는 자는 동안 배가 고프지도 않았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 깨지도 않았다는 얘기를 마치 대단한 경험을 한 것처럼 전했다. (대단한 경험임은 맞는 것 같다.) 듣는 내내 나는 정말 신기했다. 내 경험상 작정하고 잔다고 해도 12시간을 다 채워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무리 다시 자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잠깐 낮잠이라도 자면 새벽 2시까지 잠이 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고, 피곤함이 차올라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잠이 올 거라 기대했지만, 아니었던 나로서는 언니와 같은 경험을 해보고픈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홀로 여행을 올 때면 일부러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뒹굴거리는 일을 종종 해본다. 긴장하며 사는 시간에서 잠시 떨어져 휴식을 찾아온 거니까. 이럴 때 아니면 내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물론 성공한 적은 없다. 오늘도 그렇고.


잠이 많은 사람은 게으르다는 이야기를 꽤 많이 듣고 자랐다. 때문인지 지금도 잠 때문에 무언가 못하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반대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역시 그 못지않게 안타깝다. 불면증을 경험해 본 1인으로, 잠을 못 자도 무언가 못하는 건 똑같으니까. (여기에 의지의 문제를 넣는다면 상황이 또 달라지니, 여기까지만 하는 걸로...)


오늘 내가 잔 시간은 5시간 정도 된다. 눈을 뜨면서도 더 자고 싶다는 생각과 일찍 일어난 김에 바닷가 산책이라도 할까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후자를 선택해 밖으로 나갔고, 결국 점심 후에 들어와 다시 낮잠을 좀 잤다.


결국, 잠은 그 사람에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자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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