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 달

by 모니카

어제부로 2024년의 1월이 끝났다. 떠오르는 첫 해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보신각 타종식 중계방송으로 대신 달랬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20대에는 20킬로로, 30대에는 30킬로로, 40대에는 40킬로로 지나간다던 세월의 속도를 다시 한번 절감한다.


2024년을 시작하면서 거창한 계획 따윈 세우지 않았다. 도처에 숨어있는 변수라는 지뢰를 밟아, 계획이 어긋나는 것을 면해보고자 함이었다. 더해서 나의 게으름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도 잘 알기에 쉽게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는 핑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책은 좀 읽자!' 했다.


서점 가는 걸 좋아하고, 책 구경하는 건 그렇게 즐기면서도 책장을 넘기는 일이 세상 그렇게 무거울 수 없는 1인이다. 글을 잘 쓰려면, 무조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미련한 1인이기도 하다.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에 있는데도 표현하지 못해, 작가의 서랍에 글이 쌓여가고 있는 1인이고. 발행한 글보다 보관되는 글이 더 많으니, 참 할 말이 없다.


의지는 있으나, 노력을 안 하는 인간에게 가장 적절한 말을 찾으라면, 단연코 작심삼일이 아닐까 싶다. 눈 딱 감고 3일만 내 앞에 책을 두자 생각했다. 그리하면 한 장이라도 읽을 것이고, 한 장이 두어 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다 습관이 생겨버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테고 말이다.


뭐를 하든 장비발부터 세우는 것이 흥미를 돋우는 또 다른 방법이라, 서점을 갈까 고민했다. 새로운 해에, 새롭게 시작하는 책이니, 새 책을 사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 것이다. 그러다 잠시, 책장 앞에 섰다. 읽겠다 다짐했으나, 읽지 않은 책들이 책장 한 칸을 채워가고 있는 중이었다. 새로운 책을 더 산다면, 그야말로 쇼윈도 책장이 될 것 같은. 그러다 나는 책장에 꽂힌 책 중의 하나를 골랐다.


프리워터, 흑인 노예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486페이지 장편동화였다. 동화는 책과 친숙해지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간결한 문장으로 읽는데 어려움이 없고, 어렵지 않게 상상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게 푹 빠져 결말을 읽을 때는 잔잔한 파동 또한 놓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좋은 장르인지. 열정이 생겼다 해서 과하게 쏟아부으려 하면 권태기 또한 빠르게 시작된다는 걸 알기에, 작심삼일이라도 가기 위한 방법으로 장편동화를 택한 것이다.


다행히 나의 선택은 옳았다. 프리워터를 모두 읽고, 다음 책을 골랐고, 그다음을 또 골랐다. 현재스코어, 4번째 책의 252페이지를 넘긴 상황이다. 작심삼일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던 독서가 1월 한 달 내내 이어졌다는 것에 안심되고, 쇼윈도 책장 크기가 줄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3일만이라도 책을 읽자 싶었던 것이 한 달 동안 이어진 것도 좋다.


책을 읽는 습관이 완전히 정착되었다 장담하지 못한다. 하루에 한 장이라도 읽자 했지만, 지키지 못한 날도 있으니까. 언제 또 열정이 사그라들어, 독서를 하지 못해 속상한 마음을 브런치에 남길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일단 나의 2024년, 유일한 계획인 독서는 순항 중이라 아주 다행이다. 어찌 됐든 2024년, 한 달은 성공한 것으로 간주할 테니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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