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자와 두 천사(1465년 경)-프라 필리포 리피
15세기 이탈리아 화가 프라 필리포 리피(Fra Fillippo Lippi)의 <성모자와 두 천사(1465년 경)>. 성모를 의미하는 깊은 바다색의 드레스를 입고 가지런히 두 손을 모은 아름다운 성모의 표정은 침착하고 담담하지만 어딘가의 슬픔이 서려있다. 천사들이 안고 있는 그녀의 소중한 아기, 예수의 운명을 짐작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운 성모의 얼굴과 이어지는 부드러운 목덜미, 그 위를 살며시 덮고 있는 엷고 투명한 베일, 그 주름장식과 그것을 고정하는 아름다운 진주장식 그리고 그 위로 투명하게 그려진 성모의 후광까지, 리피의 성모는 섬세한 선으로 그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듯하다. 그러한 어머니에게 손을 뻗어 가려하는 아기 예수는, 귀여운 얼굴이라기보다는 어딘가 근엄해 보인다. 이는 이전의 그림들에서,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의 얼굴에 아이 같은 천진함만을 표현하지 않았던, 그래서 오히려 아기의 표정이 거의 없었던 탓이었을까. 성모와 같은 슬픔이, 아기 예수에게도 담긴 탓이었을까. 그러나 예수를 떠받들고 관객 쪽을 보는 천사의 얼굴은 마냥 해맑고 즐거운 아이의 표정이다. 분명히, 화가는 이렇게 천진한 아이의 표정을 아기에게도 담을 수 있었겠지만, 아기는 예수, 세상 죄를 모두 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후 사흘 만에 부활할 운명이라서, 그리고 천사보다 더 어린 아기라서 그리 표현되었을지도 모른다. 앞의 천사와 성모, 아기에 가려져 뒤쪽의 천사는 눈의 일부와 코, 입, 아기를 떠받드는 손가락만 보여서, 처음에는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가 있기에 아기는 저렇게 편안히 성모에게 손을 내밀 수가 있다. 아직은 어머니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니까.
프라 필리포 리피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보티첼리의 화풍에 그의 영향력이 보이기도 한다. 그의 이름 앞의 프라(Fra)는 이탈리아어로 '수사, 수도사'를 의미하지만, 그의 삶은 수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행을 일삼았고, 그림 속 성모의 모델이 되는 수녀 루크레치아 부치를 유혹하여 아들 필리피노 리피를 낳았다. 분명히 수사로서는 금기였으나, 그의 예술성을 인정한 메디치 가문과 교황의 특사로 루크레치아와의 혼인을 허락받게 된다. 그가 결혼을 했는지는 모르나, 혼인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결혼 허가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명확하게 이것이다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의 삶은 제멋대로이고 존중받을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은 그것을 능가해 버린 탓에, 프라 필리포 리피는 당대 최고의 화가 중 하나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소상되어 있다. 정보와 이미지는 네이버 검색을 참고하고 내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