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제 자리예요. ......

by 똥글이

오늘도 비는 멈추었지만, 추위를 가시지는 않고 찬 바람은 나에게 왔다. 바쁜 발걸음으로 지하철로 향했다. 평소보다 10분 먼저 도착했다. 평소 출근길 지하철에 한적하게 앉은 적이 없어서 기대 없이 올라탔다. 내 앞에 있는 사람도 움직임이 없다. 이런 분은 100프로 나보다 멀리 갈 확률이 높다. 그렇게 바쁜 마음과 이 추운 겨울에 두꺼운 외투안 옷을 입은 덕분에 땀 흘린 내 몸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때 내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횡재가 어디 있나?

그때 자리 비움과 동시에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그 빈자리로 빠르게 순간이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내가 그 빈자리 앞에 서 있는 덕분에 그 자리는 누가 보아도 내가 앉아야 할 자리가 아닌가. 나는 순간 옆으로 이동한 그 사람 빈자리로 가서 앉아야 했다. 그러나 그 빈자리 앞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나도 빠르게 그 자리로 가서 앉았지만, 왠지 내 자리가 아닌 이 느낌을 누가 알겠는가? 자리를 빼앗아 버린 이 찜찜한 느낌을 누가 말해줄 것인가?


​슬쩍 아래에서 위로 그 사람을 살짝 훑어보았다. 그 사람은 아무 일 없는 듯 있었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내가 그 사람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자리를 빼앗아버린 그 사람이 몇 정거장을 지나 내리는 모습에 더욱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째려보았다. 내 느낌은 그 사람은 아마도 출입구 쪽으로 가까이 이동하여 내릴 때 빠르게 이동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아닐까 나름대로 나름 정의해버렸다. 그래야 이유가 되는 명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하철 타고 출퇴근하면서 내 자리는 없다. 그 자리가 내 자리여야 하는 이유는 명백히 빈자리에 선순위가 나여야만 할 때일 것이다. 자리 쟁탈전이 있어서 내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명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늘 내가 왜 이렇게 빈자리를 앉으면서 내 자리라는 이유도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생각할 수 있는 하루여서 두서없이 글을 적어본다. 세상 살아가면서 진정한 내 것은 무엇이며, 내 것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빈자리 하나에도 내가 느꼈던 희로애락을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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