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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사 Feb 23. 2024

오예~ 전문대는 합격이란다!_ 특성화고 대학입시(02)

_ 12. 90분 동안의 졸업식은 9000줄이 넘는 쓰기로


: 12. 오예~ 전문대는 합격이란다!!_ 특성화고 대학입시(02)


학교설명회 자료를 참고하여 '대학 어디가', '진학사'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고, 학생부성적+관리(템플릿) 엑셀파일을 다운받아 민원 24에서 학생생활기록부(대학입시용)를 발급받은 것을 토대로 성적입력을 시작했다.


문제는 인문계와는 달리 특성화고는 1학년과 2학년은 인문과목과 전문과목을 병행해서 수업을 하는데, 3학년부터는 전문과목만 수업한다. 대학 입시 성적 반영은 3학년 1학기까지 인데 특성화고 3학년에는 국영수 과목이 없으니 아무리 성적입력 기본폼을 특성화고로 받긴 했지만, 어디에 어떻게 입력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진학사와 대학어디가에 문의를 하고 답을 받아 꼬박 하루동안 성적을 입력했지만, 결국 3학년 1학기 성적은 입력하지 못했다. 2학년때까지 성적으로 대략 4.5~4.8 등급이 나왔고 이 등급을 토대로 아이가 갈 수 있는 대학을 보기 시작했지만 보면 볼수록 헷갈리기만 했다.


담임 선생님께 현재 상황을 설명드리고, 찾아뵙고 조언을 구하고 싶다 했는데 각 대학마다 산출하는 성적이 달라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직접 찾아서 점수를 내야 한다고 하신다. 점수를 내는 건 둘째치고 직접 찾아봐도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선생님. 그래도 저보다는 많이 아시잖아요" 기어이 담임 선생님과 약속을 잡아냈다.


2023년 수시 원서 접수 시작은 09월 11일(월)부터 15일(금)까지였는데, 담임 선생님과 상담은 09월 04일(월) 원서 접수일로부터 딱 일주일 전이었다.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내가 알아낸 게 있다면 첫째, 역시 특성화고구나. 둘째, 수시원서 6개에는 전문대가 포함되지 않는다. 셋째, 전문대는 합격할 수 있다. 딱 이 세 가지였다.


역시 특성화고라고 생각한 이유는 인문계고와는 달리 아이 성적으로 입학 가능한 대학을 전혀 알려주지 못하셨다. 대학마다 점수 산출의 기준도 달랐고, 대입은 선생님들의 주요 업무(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히 담임 선생님의 아이가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수 산출기준표와 수시원서 접수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6개까지 수시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사장님께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여섯 개에 전문대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담임 선생님께 들었다. "유레카" 6개에 전문대까지 포함이라 생각하여 4년제는 못 가겠다 싶었는데, 전문대는 무한으로 쓸 수 있다고 하시니 안심이 되었다. 다만 원서접수비가 많이 들 거라며 담임 선생님은 웃으셨고, 이어 아이 성적이면 전문대에 몇 개는 합격할 수 있을 거라며 그때는 어디로 갈지 고민할 거라고도 하셨다. 한숨만 푹푹 쉬던 나도 그제야 웃을 수 있었다. 오예~ 전문대는 합격이란다!!

전문대는 갈 수 있대!
게다가 너 성적이면 여러 곳 합격해서
나중에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할 수도 있대!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후 집에 돌아와 아이에게 말해줬다. 그리고 수시로 4년제 대학에 6개, 전문대는 무제한으로 원서를 낼 수 있다고도 말해줬다. 나는 신나서 떠들어 댔지만 아이는 시큰둥했다. 취업의 도피처로 학업을 선택하긴 했지만 막상 닥치니 불안했던 건지, 2년제가 아닌 4년제에 가고 싶었던 건지 알 수는 없으나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아이가 나는 안쓰럽기만 했다. "걱정 마! 엄마가 알아볼게" 그래 이제부터 내 몫이다!


청주시내 고등학교만 가길 바라던 나의 소망을 아이는 들어줬고, 안전하게 졸업하기만을 바라던 기도를 부처님께서 들어주셨으니, 취업 대신 대학을 선택한 아이의 바람은 엄마인 내가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나의 지식은 터무니없이 부족했고,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에도 불구하고 성적산출은 외계어 같은 아이의 게임언어보다 어려웠다.




성적산출도 문제였지만, 입학 전형은 왜 이렇게 많은 건가요?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지역인재전형, 창의인재전형, 사회통합전형, 특성화고졸업자전형, 농어촌학생전형, 특수교육대상자전형. 무슨 전형이 이렇게 많은지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상위 3개 영역 합 12등급이라는데 이건 뭐란 말입니까?


일단 전문대부터 시작했다. 청주지역 근처 전문대는 많지 않기에 학교를 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충청대학교, 충북보건과학대학교, 폴리텍대학교 청주캠퍼스. 전문대는 무한으로 쓸 수 있다고 했지만 타 지역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어 지역 내에서 고르다 보니 갈 곳이 엄청 많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곳 세 곳을 정하고 관련과 자격증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과도 정했다.


다음은 4년제. 학생부교과전형은 성적 100% 또는 성적 100%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자를 합격자로 선발했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과(나때의 내신으로 이해했다)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여러 가지 항목들을 반영하여 점수를 산출했다.


2024  수시모집요강_  호서대학교


너무나도 다행히 성적이 중간은 덕분에 전문대는 안심하고 수 있다고 담임 선생님은 말씀하셨지만, 사실 그것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기에 신중을 기했다. 문제는 4년제 대학인데 6개는 낼 수 있다고 하나 4.5~4.8 등급으로 있는 4년제 대학(지방임에도 불구하고)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찾아보기로 했다.



1.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이하 한기대). 아이와 내가 공통으로 찍은 대학교였다. 한기대는 고용노동부가 전액 정부 출연하여 1992년 개교한 4년제 사립대학교다.


< '어쩌다보니' 자격증 사냥꾼_ >에 아직 올리지는(쓰지도) 않았지만 나는 한기대와 매우 친숙하다. 고용노동부가 발급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교직훈련과정(200시간)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능력개발교육원(천안 제2캠퍼스)에서 수료했고, 여전히 보수교육도 한기대에서 받고 있다.


대학! 가고 싶으면 가야지_ 특성화고 대학입시(01) > 편 에서 2023.07.22(토) ~ 2023.07.23(일)  [출판] 인디자인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제작 과정을 수료하였다_고 했는데, 이때도 한기대 천안 제1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으니 한기대는 내 마음속의 대학교가 되었다.(보수교육 수업료 무료임. 1박 2일 수업은 기숙사 사용 가능. 이것도 무료임. 수업 시작일 점심, 저녁, 다음날 아침 점심 제공. 역시나 무료임. 노트 볼펜 메모리 컵 등과 같은 선물도 줌) 


교직훈련교사들에 대한 지원이 이 정도인데, 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어떠할까? 한기대도 사립대이지만 일반 사립대학교에 비하면 등록금도 반값이다. 


또한 한기대를 졸업하면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이 그냥 주어진다. 나처럼 200시간의 수업을 듣고, 성취도 평가를 하고, 시험을 보지 않아도 말이다. 이러니 한기대를 안 쓸 수가 없었다. 이런 얘기를 아이도 몇 년에 걸쳐 들었으니 안 쓸 이유가 없다. 불행히도 한기대는 수능최저점을 적용했다. 아웃!


** 수능최저점(수능최저학력기준)이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상위 3개 영역 합 12등급이란 말은 한과목마다 9등급으로 점수가 매겨지는데 수능시험 여러 과목 중 가장 잘 나온 3개 과목 합쳐서 12등급이란 말이었다. 예를 들어 국어영역 4등급, 수학영역 3등급, 영어영역 5등급, 탐구영역 4등급, 제2외국어 6등급이 나왔다면 제일 잘 나온 국어, 수학,  탐구영역을 합하여 12등급이 넘지 않으면 수능 최저점에 통과된 것이다.


**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은 선택과목도 있다. 나는 수능 2세대라서 과목은 낯설지 않았으나 없었던 선택 과목도 생겼고, 수능 시험 접수도 집에서 직접 했으며(학교에서 일괄로 하지 않았다. 인문계고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특성화고라서 그런지 각자 집에서 접수했다), 접수비로 47,000원을 결제했다. 지금이 아니라면 평생 수능 한번 보지 못할 듯하여 접수하기는 했지만 접수부터 헤맸고, 결국 다음날 학교에 가서 정정했다고 한다.



2. 국립한국교통대학교


국립한국교통대학교는 충주시에 위치하여 같은 충북권이지만 청주와는 거리가 좀 있다. 교통분야로는 국내유일의 특성화 종합대학이고 충북에서 상위권을 자랑하는 충북대학교(국립)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어 지역 내에서는 인기가 많은 대학이다. 아이의 성적으로 충북대학교는 언감생심 욕심을 부릴 수 없지만 한국교통대학교는 충북대학교보다 합격등급이 낮아 가능성이 있었다.



3. 호서대학교


호서대학교는 4년제 사립 종합대학으로, 아산캠퍼스, 천안캠퍼스, 당진캠퍼스, 서울캠퍼스가 있는데 공대와 예술대가 강점인 학교다. 위키백과를 참조하여 설명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호서대학교에 대해서는 기술할 내용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서대는 어떻게 제 눈에 들어왔을까요?



_ 90분 동안 진행된 졸업식 단상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에서 성인이 된 아이의 졸업식은 제게도 의미 있더라고요. 특성화고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엄마라는 이름이 내게 처음으로 주어진 것만큼이나 낯설었습니다. '특성화고 엄마'라는 이름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아이는 졸업을 했습니다. 뒤돌아서면 까먹는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졸업식만이라도 기억하자 싶어 쓰기 시작했는데 90줄, 900줄 점점 길어집니다. 9000줄까지는 안 갈 수도 있고,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9000줄이라는 어감이 좋아(뭔가 대단히 길어 보이기도 하고) 소제목으로 얹어봤습니다. [ form_ Arisa ]


_ 특성화고 대학입시 관련, 할 말이 참 많네요. 담임 선생님께서 "학교마다 전형이 달라, 어머님께서 직접 찾아봐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있더라고요. 학교별 성적반영 과목도 차이가 있지만, 산출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입시안내서를 다운받아 봤을 때는 단 한 문장도 이해하지 못한 저도, 예닐곱 개 대학입시안내서를 보다 보니 조금씩 알게 되긴 하더라고요.


_ 7일 만에 수시원서를 접수할 학교를 정하고 원서를 접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촉박한 시간에 머리가 팽팽 돌아간 것도 한몫했지만, 원서접수할 학교와 직접 통화하며 정보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어찌나 친절하시던지. 입시안내서를 살펴보며, 질문할 내용을 적고, 직접 통화하며 궁금증을 해소했습니다. 카톡으로 실시간 질문도 가능하여 통화 시 질문 못한 내용은 카톡으로 대신하며 정리했습니다.


_ 검색으로 정보를 얻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교에 직접 통화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일러드리고 싶네요. 저처럼 뜬금없이 대학진학을 알아보시는 경우가 아니라면, 입시설명회 같은 걸 듣고 미리 준비하시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상 특성화고 엄마 아리사였습니다.  :)


01. 기본에 풍성함 약간 얹어 7만 원_ 졸업식 꽃다발

02. 내 졸업은 기억 못 해도 아이의 73회 졸업은 기억하리라! _ 졸업식 시작

03. "그렇다면 저는 특성화고를 보내겠습니다"_ 중3 담임선생님 면담

04. 내 아이 성적표도 안 보면서, 조지아텍 성적표를 매 학기 보고 있다!_ 현실판 SKY 캐슬

05. 특성화고 보내겠다고 과외시키는 엄마라니 _ 특성화고 특별전형

06. 아이의 세상은 내 세상보다 위대하고 찬란하다 _ 엄마와 아이

07. 남의 아이만 빨리 크는 것 같았는데 졸업이라니 _ 이제 졸업식 시작

08. 자격증 하나는 따야지_ 특성화고 필기시험 면제자 검정

09. 나를 잠식시키는 공포(Phobia)_ 안!전!제!일!

10. 안전하게 졸업만 하게 해 주세요 _ 더글로리 용화사

11. 대학! 가고 싶으면 가야지 _특성화고 대학입시(01)

12. 오예~ 전문대는 합격이란다!! _특성화고 대학입시(02)

13.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일이 없다 _특성화고 대학입시(03)

14. 전문대는 합격이라더니 면접이라는 복병이 나타났다_특성화고 대학입시(04)

15.



# 특성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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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입시

#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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