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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소라수경 Jul 28. 2024

성공과 실패의 차이

창업도전기 

2010년 하반기에 백수가 됐다. 가족의 반대로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무엇을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했다. 그 시기는 온라인 쇼핑몰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나도 온라인 쇼핑몰에 도전해 볼까?'

생각하면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동생을 데리고 새벽시장을 나가기 시작했다. 새벽시장에 나가기 전에 사전 조사를 했다. 사입을 하고 싶었다. 사입이란 직접 물건을 도매 주문해서 재고를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도매시장은 주로 낱장으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마치 시제품을 몇 장 살 것처럼 구매해야 낱장 구매가 가능하다. 

주로 자정쯤 청평화시장을 나갔는데 동대문 용어를 달달 외우고 갔다.

"낱장 주세요."
"장끼(영수증) 주세요."
"단가가 얼마예요?"
"깔별로 주세요." 

주로 도매업자들이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바로 가격을 소매가격으로 올려 받기 때문에 다른 상인이 하는 행동을 복사해서 나도 똑같이 배워갔다. 

내가 옷을 판매할 대상은 77부터 99였다. 일반인들은 예쁘고 다양한 옷을 입을 수 있지만 66 통통 이상의 사이즈를 가진 여성들은 옷을 사서 입기 어려움이 많았다. 나도 통통한 체형과 뚱뚱한 체형을 넘나들고 있었기에 그 고통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체로 여유 있는 사이즈의 옷을 주로 보러 다녔다. 

한 번 나갈 때마다 30만 원씩은 들고나가서 이 옷 저 옷을 사입해 보았다. 가능성이 보이면 바로 창업을 할 생각으로 일주일에 3회는 나갔던 것 같다. 그렇게 1년을 다녔다. 1년을 그렇게 다니다 보니 상인들이 도대체 언제 대량 주문을 할 것이냐며 오히려 말을 걸어왔다. ㅎㅎㅎ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나게 웃기는 풍경이다. 


나는 모델로 케나다인을 생각하고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친구에게 모델 섭외를 부탁했다. 사진은 그 당시 웨딩사진을 찍으며 작가의 일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부탁했고 보낸 옷을 현지에서 소화(판매) 해 달라고 했다. 생각보다 옷이며 가방이 반응이 좋았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캐나다에서 찍은 사진을 업데이트를 하니 주문도 들어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내가 생산을 하지 않으니 단가 싸움에서 밀렸고 빠르게 배송을 해야 하는데 상품을 확보하고 보내는데 시간 지체가 심각했다. 무엇보다 사진촬영을 캐나다에서 하다 보니 옷을 보내고 찍고 올리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결론은, 실패였다. 


1년 시장조사를 했고 나름대로 구상을 거쳐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지만 자본이 투입된 대형화된 업체에 밀리고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와 예상가능한 문제였음에도 대응력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했다. 

삶에 한 편에 에피소드가 된 사건이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면 실패인 것 같지만 성공이었다. 나는 그 경험을 그대로 청소년 현장, 창업 현장, 창의와 문제해결력에 사용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게 된 샘이다. 젊은 날의 호기로움이, 열정이 빛나던 순간이 아닌가! 지금도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열정과 부지런함, 탐구와 애끓는 성공에 대한 갈망이 아름답다. 결국 실패와 성공은 한 끗 차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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