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앱 리뷰를 분석했다

리뷰 속에, 진짜 사용자가 있었다

by 유영주

신앙 기록과 말씀카드를 하나로 합친 앱을 만들고 싶었다.
10년 동안 여러 앱을 써봤지만 늘 불편했다.
AI를 쓰면 더 나은 경험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정말 그런 걸 사람들이 원할까?
이게 나만의 불편함은 아닐까?
그게 궁금했다.


첫 단추는 ‘검증’이었다


수업 시간이었다.
창업 프로젝트의 첫 단계는 ‘검증’이라고 했다.

사용자가 진짜로 원하는 걸 만들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라는 말이었다.


서비스 디자인에서는 이 과정을
Problem Validation, ‘문제 검증’이라고 부른다.
이론으론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해보려니 막막했다.


인스타그램에서의 시도

처음엔 인스타그램을 뒤져봤다.
‘말씀카드’, ‘큐티’, ‘묵상’ 같은 해시태그를 모아서
사람들이 어떤 이미지를 올리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봤다.


그런데 막상 데이터를 모으고 나니 별게 없었다.
예쁜 사진과 짧은 구절들뿐이었다.
사람들이 왜 올리는지,
무엇이 불편한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스타에서는 pain 포인트가 잘 안 보이니까,
비슷한 앱 리뷰를 살펴보면 좋겠어요.”


그래,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는 리뷰에 있겠구나.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기존 신앙 앱들의 리뷰를 모아 보기로 했다.


앱을 고르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열었다.
‘큐티’, ‘기도’, ‘말씀 카드’ 같은 키워드를 검색했다.
생각보다 많은 앱이 나왔다.
성경 읽기, 묵상, 기도 일기, 말씀 카드… 종류가 다양했다.


그중 다운로드 수가 많고,
리뷰가 꾸준히 달리는 앱을 골랐다.
YouVersion, 큐티인, Dear God, 성경말씀카드.
사람들이 많이 쓰는 앱일수록
진짜 경험이 담긴 리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리뷰가 너무 많았다.
하나씩 읽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크롤링 툴을 찾다

검색하다가 Perplexity에서 Octoparse를 추천받았다.
코드를 몰라도 클릭 몇 번이면 된다길래 일단 설치했다.


열어보니 ‘구글 플레이 리뷰 스크래퍼’라는 템플릿이 있었다.
앱 주소를 넣고 스크롤 횟수를 정하면,
자동으로 리뷰를 긁어왔다.

스크린샷 2025-11-03 오후 12.45.15.png Octoparse ‘구글 플레이 리뷰 스크래퍼’ 설정 화면. 코드 한 줄 없이 클릭만으로 리뷰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처음엔 제대로 돌아갈지 몰라서 계속 화면을 봤다.
중간에 멈추지 않을까 불안했는데,
잠시 뒤 수백 개의 리뷰가 엑셀 파일로 저장됐다.


숫자가 하나둘 쌓이는 걸 보니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뭔가 진짜 ‘검증’을 시작한 것 같았다.


리뷰 속에서 패턴을 읽다

엑셀을 열어보니 리뷰가 너무 많았다.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그때 수업에서 들은 내용이 떠올랐다.
공감지도(Empathy Map), 그리고 Pain/Gain 분석.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는지 정리하는 방법이었다.
이걸로 정리하면 패턴이 보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ChatGPT에게 부탁했다.

"이 리뷰들을 분석해 줘.
배경, 기록, 나눔 기능에 대한 반응을 정리해 줘.
실제 경험이 담긴 리뷰만 추려줘."


분석이 끝나기까지 10-20분쯤 걸렸다.
결과를 열어보니 앱별로
Pains(불편한 점)과 Gains(좋았던 점) 이 나뉘어 있었다.


리뷰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사람들의 패턴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스크린샷 2025-11-03 오후 12.53.17.png ChatGPT를 활용해 분석한 리뷰 요약 결과. 앱별로 Gains(좋았던 점)과 Pains(불편한 점)을 정리하며 사용자 패턴을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반복된 패턴들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의외로 비슷했다.

“매일 알림 덕분에 꾸준히 하고 있어요.”
“기도 기록을 다시 보니 은혜가 됐어요.”
“카드를 교회에 공유하니 반응이 좋아요.”


이 세 문장이 계속 반복됐다.

알림으로 이어지는 습관

기록을 되돌아보는 회상

함께 나누는 기쁨


반면 불편한 점도 거의 같았다.

저장이 불안하다

오타를 고칠 수 없다

광고가 집중을 방해한다

디자인을 자유롭게 바꾸기 어렵다


사람들은 꾸준히 기록하고 싶었지만,
앱이 그 흐름을 자꾸 끊고 있었다.


인사이트로 바꾸기

리뷰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Pain Point → Insight → Opportunity의 흐름이 만들어졌다.


불편함 속에는 패턴이 있었다.
사람들은 결국 같은 걸 바라고 있었다.


단순하고 꾸준히 쓸 수 있는 앱.
그리고 나답게 표현할 수 있는 여유.


그게 바로 이 프로젝트의 방향이 됐다.


Perplexity는 도구를 알려줬고,
ChatGPT는 리뷰를 분석해 줬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을 만들까’보다 ‘누구를 위해 만들까’를 더 분명히 하는 것이다.


검증은 끝이 아니었다.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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