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이 이렇게 아름다운줄이야”
가파른 산등성이를 따라 지어진 산성은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한적한 산 능선을 걸을 수 있는 좋은 산책로가 되어주고 있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해 한국관광공사는 ‘산성 여행’을 테마로 추천 여행지 다섯 곳을 발표했다. 호국의 염원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여행지들을 함께 확인해보자.
첫 번째는 부산 금정산성이다. 금정산은 주민들이 자주 찾는 샛길 까지 포함해 진입로만 100여개에 달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으로 유명하며 금정산성은 산 꼭대기에 동남쪽과 서남쪽 능선, 계곡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둘레만 무려 18km에 달해 국내 최대 규모의 산성이며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있다. 그 중에서 동문-3망루-4망루로 이어지는 코스를 가장 많이 추천한다. 완만한 숲길, 가파른 암벽이 다채롭게 어우러져있어 걷는 맛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금 편한 코스를 찾는다면 금강 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상부 정류장에서 남문까지 완만한 흙 길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등산 애호가인 경우 최고봉인 고당봉의 금샘에 올라보는 것을 추천한다. 산성마을에는 흑염소, 오리불고기 등 음식점들이 있어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맛좋은 음식을 즐기기에도 좋다.
두 번째는 익산의 미륵산성으로 둘레 약 1.8km에 미륵산 정상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싸는 산성으로 익산 지역의 성곽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북쪽의 낭산산성, 동쪽의 용화산성, 선인봉산성, 남쪽의 익산토성, 금마도토성이 미륵산성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미륵산성에 오르면 주변 지역의 성곽과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미륵산성의 정문 격인 동문지에 들어가면 산성이 좌우로 펼쳐져 있으며 동문지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코스는 세 가지가 있다. 산성 주변에는 대나무 최대 군락지인 구룡마을 대나무 숲이 가까이 있어 함께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세 번째는 부여의 가림성이다. 이곳은 백제의 산성으로 성흥산성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286m 높이의 성흥산 정상부에 쌓은 성이다. 둘레는 약 1.5km에 높이는 3~4m에 달한다. 성 안에는 우물 터, 군창 건물 터, 초석, 남문 터 등이 발굴 되었다.
현재까지 꾸준히 발굴 조사를 하고 있어 다양한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이 곳은 동성왕 23년인 501년 위사좌평 백가가 축성한 것으로 전해지며 여러 성곽들 중 축성 연대를 유일하게 알고 있어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가볍게 트래킹 겸 성곽을 둘러보면서 백제의 역사를 새겨보기에 좋은 곳이다. 내부에는 천연 기념물인 가림성 느티나무가 있어 들러보기에 좋다. 일명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자 SNS 사진 명소로도 꼽힌다.
또 성흥산 남쪽에 있는 대조사에 들러 보물인 석조미륵보살입상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높이 10m에 달하는 거대한 불상으로 논산 관촉사에 있는 국보 석조미륵보살입상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웅장하다.
네 번째는 청주의 상당산성이다. 호서 지방의 군사적 요충지로 여러 외침으로부터 이 지역을 수호한 보루였다. 능선을 따라 지어진 석축 산성인 만큼 산성에 오르면 수려한 산세와 청주 일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산성을 한 바퀴 돌아보는 일주 코스는 약 4km 정도의 길이이며 저수지-남문-서남암문-서문-동북암문-동문-동장대를 거쳐 다시 저수지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 코스다.
능선을 따라 지어진 성곽을 걷다보면 3개의 성문, 2개의 암문, 치성과 수구 3곳을 둘러볼 수 있으며 정상부에 해당하는 남문~서문 성곽 구간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압도적인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기 쉽다.
마지막은 남한산성이다. 인조 2년인 1624년 지어지기 시작했으며,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지어져 방어에 매우 유리한 요새였다. 병자호란 발발 후 남한산성으로 대피해 47일간 농성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성벽 둘레는 약 12.4km에 5개 탐방로 코스가 갖추어져 있으며 산성 로터리-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을 지나 회귀하는 3.8km 길이의 1코스가 가장 인기있다.
제일 긴 5코스는 7.7km 길이로 3시간 20분 가량 소요되며 동서남북 성문을 두루 돌아볼 수 있고, 제일 짧은 2코스는 약 2.8km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북문-수어장대-영춘정 구간이 보수 중이나 산성을 돌아보기에 큰 불편은 없으므로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서 그윽한 숲을 만끽하며 걸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