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놀이터

오늘은 누구랑 놀지?

by 김혜진




오늘은 누구랑 놀지?





어린이집 하원 후 오늘은 누구와 노냐며, 어제와 같은 말을 또 합니다. '놀고 싶은 친구 있어? 누구랑 놀고 싶은데?' 알면서도 묻습니다.



"당연히 친구들이지. 하은이랑 채하는 아직 안 끝났고, 태이랑 태윤이는 태권도 가고, 서준이랑 준태는 일찍 갔고... 태완이도 갔고.."



같은 반 아이들 이름을 차례로 대면서, 함께 놀고픈 친구들을 계속 불러보는 아들입니다.



신나게 놀게 해 주고픈 마음 간절하지만 아이들이 바쁘네요. 아들을 보며 좋아하는 롯데월드를 가야 하나, 마트 장보기를 해야 하나, 같이 시간 보내며 최대한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끔 해주고 싶어 집니다. 그렇지만, 엄마는 엄마고 친구는 친구인 사실은 불변입니다.



집으로 도착한 뒤 아파트 놀이터에서 작게나마 어린아이들 목소리가 들려오기에, 나가서 놀래? 물으니 괜찮다네요. 그래도 나갔다 오자, 하고 데리고 나왔건만 또래 아이들은 하나 없고 꼬꼬마 두 살 세 살 아이들만 가득합니다. 파랗거나 핑크색을 띤 각자의 킥보드를 타고 이리 휙 저리 휙 쏜살같이 달려가는 아이들이 귀엽네요. 그 뒤로, 긴 다리 쭉쭉 내밀며 뒤따라 달려가는 아들입니다. 무섭다며 따라오지 말라는 아이, 더 쏜살같이 내달리는 아이, 신나게 타다 넘어진 아이... 일으켜 세워주며 동네 아이들 다칠세라 조심조심 말하며 이내 어린 동생들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나뭇가지 조심하라며 여자아이 손도 잡아주고, '아이 귀여워' 말해주며 머리도 쓰담쓰담 쓰다듬어 주고 천천히 시소도 같이 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더니 앉아있는 제게 다가와 조용히 말하네요. '엄마 들어가자, 다 놀았어'라고요.



아이들 귀엽다 그치? 잘 놀아주네 애들하고,라며 칭찬 한가득하려는데 '일곱 살 친구들이랑 놀고 싶다' 하면서 이내 아쉬움을 얘기하네요. 맘이 살짝 무거워집니다.



예비 초등생이 되다 보니 아이 친구들이 모두 바빠졌답니다. 한글 영어 피아노 미술 등 교습소 다니는 아이들도 있고,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 하교 후 이런저런 학습으로 집에 있는 아이들이 줄었거든요. 물론 아들도 주 3회씩이나 운동을 하고 있고요. 땀범벅으로 실내 스포츠를 함에도, 여전히 밖에서 실컷 뛰놀고 싶은지 동갑내기 친구들을 몹시도 찾네요.



어쨌거나 함께 어울리며 뛰어놀 친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나이대인데, 놀이터엔 오늘도 어린 아가들만 가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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