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이탈리아에 왔으면
당연히 피자를 먹어야지
가평에 있는 작은 유럽인 쁘띠프랑스 - 그 옆에 새롭게 들어선 테마타운 이탈리아 마을에 다녀왔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갈라지는 매표소 앞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머뭇거리다, 최종 결정권자인 아이의 의견을 묻기로 했네요.
'두 니라 중에서 한 군데를 고를 건데, 어디로 가고 싶어?' 물으니 재빠르게 이탈리아! 라네요. 내심 새로 생겼다는 이탈리아 마을이 끌렸던지라, '엄마도! 어쩜 우리 똑같은 생각을 했다니' 라며 아이와 함께 들뜬 목소리로 '이탈리아로 출발!' 소리 높여 외쳐보았네요. 오르막길에서 앞서가던 아들이 걸음을 멈추더니 잠깐. 합니다.
외출한다며 새하얀 셔츠에 파란 넥타이 그리고 위아래 양복 세트까지 차려입고 온 아들인데요. 이탈리아로 입국 하기 전, 슈트 정장 단추를 다 채우고 싶다 합니다. 단추 세개 모두 채울 때까지 기다려주었고, 입장 채비가 마무리 되고서야 다시 발걸음을 뗍니다.
피노키오가 태어난 이탈리아 이곳저곳 살피며 마을 구경을 해봅니다. 제페토와 피노키오가 메인 테마인 곳이라선지, 하루에 몇 타임은 인형극도 마련되어 있네요. 깜깜한 곳을 소스라치게 무서워라 했던 어린 아들은 온데간데없이, 어두컴컴한 공연장 무대 정중앙으로 가서 앉는 일곱 살 형님입니다.
알차게 놀더니 '근데 엄마. 이탈리아는 무슨 음식이 제일 유명해?' 출출해진 건지 음식이야기를 시작하네요. 이탈리아 음식 하면 떠오르는 피자 그리고 파스타, 와인을 말해줬더니, 그럼 우리 이제 피자 먹자, 엄마하고 아빠는 와인 마시고. 어때?'라며 두리번 식당을 찾네요. 그러더니만 '엄마아빠. 이탈리아에 왔으면 당연히 피자를 먹어야지. 그치? 맞지?'라며 당차게 말을 걸어옵니다.
뭔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맞는 말인 것 같아서 우물쭈물하는데 "이탈리아의 유명한 음식은 피자다. 우리는 이탈리아에 왔다. 그러니 피자는 먹고 가야 한다" 논리 정연합니다. 결국 돌아가는 길엔 피자를 먹고 가자 타협에 이르게 되었네요.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라는 주장이었던 걸까요? 우리 집에 꼬마 마키아벨리가 살고 있나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잠시 해 봅니다.
어쨌거나. 옆에서 피자이야기를 듣던 아빠의 손이 분주해집니다. 그리고 피자 맛집 검색에 진심인 신랑 덕분에 청평호가 시원하게 바라다보이는 모던하고 세련된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풍미 좋은 트러플 풍기 피자를 한입 먹으니 눈 감고 뜨니 여기가 바로 이탈리아인가 싶어 집니다.
해외 여러 나라를 알면 알수록, 그 국가의 유명한 위인과 더불어 대표 음식이 무엇인지 묻곤 하는 아들. 그런 아들 덕분에 엄마도 아빠도 어느새 맛집 검색왕이 되어가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