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나이 40 결혼할 수 있을까요?
서른이 되고야 말았다. 그까짓 삼십, 어서와라 했건만 막상 서른이 되니 폭삭 늙은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성숙한 어른으로 가는 단계이지 아니한가. 라며 애써 삼십 대를 맞이해본다.
이른바 서른 초반. 아직은 그 다음을 모르기에 지금 이 순간이 살아있는 가장 나이든 여자로 느껴진다. 그렇게 서른을 미처 다 알기도 전에, 우리는 서른 하나가 된다. 서른 둘이 되니 서른 셋도 되었다. 삼십 대 초반은 그나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평범한 시간들의 연속이다. 뭐 이 정도면 별거 아니네 싶은 순간, 시간을 집어삼키 듯 서른 넷, 서른 다섯도 훅 다가온다. 더 이상 삼십 대 초반이라 불리우지 못하는 숫자들이다. 서른 여섯, 서른 일곱 이젠 빼도 박도 못하는 삼십 대 중반이 된다. 그리고 너나 할 것없이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서른 후반도 온다.
칼 바람 불던 어느 한겨울. 한 귀로 흘려 들으며 피식 웃고 넘겼던 선배의 말은 결국 틀리지 않았다. ‘서른이 되잖아? 그럼 이십대와는 완전 다르다. 서른 셋 넷 지나면 그때부터 이삼 년은 그냥 막 간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는 것을 지나고서야 깨닫게 된다던 선배의 말이 도무지 납득되지않았으나, 결국은 인정이다.
여자나이 40. 일찍이 결혼하여 초중생의 자녀가 있을 수도 있고, 밤낮없는 육아를 마치고 시원한 맥주한잔 기울이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한번의 진한 이별이 훑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 이 사람이 진정 내 반려자가 맞는가 싶어 고민되는 요즘일 수도 있고, 적절한 상대가 도무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다. 결혼 따위 하면서, 내 운명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그저 일에만 올인 한 채 하루하루 급속히 사라져가는 연애세포는 까맣게 잊고 지내기도 한다. 반대로, 이제 막 가슴 설레는 연애가 시작되는 커플도 있으리라.
차츰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그 중에서도 여자의 삼십 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지한 순간부터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이 우리의 호흡을 흡수하는지 들숨도 날숨도 모두 가빠지기 시작한다.
서른의 마지막 순번 서른아홉 그리고 마흔. 그저 더하기 일의 차이지만 우리에게 인식되는 아라비안 숫자 3과 4는 세상의 관점이 하루아침에 돌변해 버리는 압박감 그 자체이기도 하다. 결혼이라는 판에 있어서는 더욱이 그러하다. 업무 커리어가 쌓여가며 스스로의 만족감이 최고치에 있다 한들, 원하는 대로 놀고먹고 하고픈 것들을 마음껏 하여도 삼십 대와 사십 대는 분명 다르다. 생각의 깊이, 감정 그리고 주변 타인들의 시선까지 확연히 달라짐이 몸소 체감되는 시기다.
물론, 남이야 어떻든 난 내 갈 길을 가련다. 일도 바쁜데 무슨 나이 타령입니까. 하면서, 나이 듦을 잊은 채 살기도 한다. 그런데 간혹 한 번씩, 원치 않는 생각의 생각들이 불현듯 나타난다. 이제 얼마 후면, 곧 마흔인데 남자도 안 만나, 결혼도 안 하고 있어, 아니 이 나이에 애는 건강하게 낳을 수 있는 걸까? 왜 난 지금도 혼자인거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답 없는 걱정들이 넘쳐흐른다.
고민하며 생각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없고 무엇 하나 바뀌는 것도 절대 없다. 하나도 없음을 잘 안다.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의 반복을 그저 알아차릴 뿐이다. 이십 대 중반이던 애교 많던 후배도 서른이 되었고, 서른 초반이던 친구도 나와 같은 삼십 대 중반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후반이 되고 말았다. 몇몇은 폭탄선언 하듯 제 짝을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아이도 낳았다. 그 어렵다는 워킹맘을 이어가기 위해 잠깐의 육아휴직을 내거나, 모든 아쉬움을 뒤로하고 현실 속 경단녀의 길로 들어선 친구들도 많다. 회사에 남아있는, 비슷한 연령대의 싱글들은 퇴근 후 맥주 한잔 기울이며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듯, 그 새 썸 타는 남자가 생겼는지. 지난번 소개팅 결과는 어떠한 지 묻고 답하며 안면식 일도 없는 남자의 안부를 묻는다. 사내에 떠도는 연애 소문들, 각자의 취미생활 이야기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언니들의 대화가 이어진다.
충분히 즐거운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오늘도 역시나 씁쓸함을 넘어 허하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십대를 지나 나날이 바빴던, 그저 바쁜 것이 제일 좋은 줄로만 알던 삼십대가 지나려 한다. 나는 과연 그 시절 무슨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가 하고 서른시절을 돌이켜본다. 그중 가장 으뜸은 삼십 대가 된 '나의 나이' 였지 싶다. 그 나이라는 숫자는 어디를 가도 무엇을 하더라도 애물단지 꼬리표처럼 항상 곁에 머물었다. 그런데, 그러했던 나날들이 어느 순간부터 인가 서서히 사라짐을 알아챘다.
나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환경들 그리고 자신을 힘겹게 짓누르던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지. 그 이유와 방법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한 것인지를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서른 후반. 그 막바지에 이르러 이상형보다도 더 이상형에 가까운 운명 같은 한 남자를 만나기까지의 스토리. 그리고 눈이 부시도록 햇살 좋던 하와이에서 혼인신고 문자를 받았던 그 날에 이르기까지. 무던히 길고 길었던 ‘삼십 대’의 그녀를 만나보려 한다. 여자나이 사십에 이르는 일련의 성장통과도 같던 과정들.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경험담들이 서른을 살아가는 너에게 하나의 계기가 되길, 희망 그리고 위안으로 다가가길 바라본다.
[연애하기 딱 좋은 나이] 에세이는요.
빛나는 '여자나이 40'에 이르는 과정을 주제로 삼십 대 시절 달고쓴 경험들을 꺼내어 들려드리려 합니다. 삼십 대 시절의 좌충우돌 겪게 되는 일련의 힘듦 그리고 수많은 고민들은 절대 나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님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일과 결혼에 사투하는 삼십 대 여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제 1편
- 싱글은 그저 좋은 줄 알았다
- 사람을 찾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thesinglelife
제 2편
- 연애하기 딱 좋은 나이
- 나를 사랑하니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the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