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가는 것들에 대하여

부모의 숨결까지도 배우는 아이들

by 초바샘
아이들이 말은 안 듣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항상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걱정하라.
-로버트 풀검



친정 아버지는 평생을 부지런하게 사셨습니다.

일이 있어도 없어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가게에 나가 혼자만의 주문을 외우시며 아침을 시작하십니다.

(아이들이 듣기에는 '너구리 너구리 너구리')



저는 새벽같이 일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아버지가 하셨던 것처럼

일어나서 일어나서 조용히 나의 짐을 챙겨서 거실로 나와 읽고 쓰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욱하실 때가 있어요.

세상 좋은 분이지만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무섭게 화를 내실 때가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조금 누그러들었지만 아직도 가끔은 그런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신기하게도 동생들과 제가 이야기하면 그 화는 빨리 가라앉습니다. 자식의 이야기라면 끔찍히도 잘 들어주시죠.


저도 욱할 때가 있어요.

상황이 내 뜻대로 안 되고 불안할 때 괜스레 남편과 아이에게 화를 냅니다. 사실 그 대상은 남편이 될 때가 많아요. (주이~ 미안합니다.) 물론 제 화도 아이들이 이야기하면 금방 누그러듭니다. 세찌가 입을 꾹~ 다물어 버릴 때는 예외에요. (세찌야~ 미안해.)


저도 모르게 아버지를 지켜봤나 봅니다.


우리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신경심리학자 리촐라티 교사의 원숭이 실험인데요, 그는 원숭이에게 다양한 동작을 시켜보며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뇌와 뉴런의 관계를 연구하던 그는 다른 원숭이의 행동을 보고 있던 다른 원숭이에게 자신이 직접 움직일 때 반응하는 뉴런이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이 그 유명한 '거울 뉴런'입니다.


거울 뉴런은 뇌의 여러 부분에 분포하며 누군가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그 일을 직접 하고 있는 것처럼 반응합니다. 그것을 직접 하지 않았지만 보고 듣기만 했는데 동일한 반응을 하는 거울뉴런으로 인해 인류는 지구상에서 가장 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그렇게 지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직 움직이지 못했던 아기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 행동을 할 때 사용되는 뉴런을 발달시켰습니다.


아이는 단순히 다리 근육의 발달만으로 걷게 된 것이 아니라 부모의 걷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걷는 뉴런도 걷게 된데 도움을 준 것이지요. 진짜 걸을 수 있을 때 직접 해보지 않고도 실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말을 보며 자랍니다.

그리고 똑같이 따라 합니다.


부모의 말과 행동이 아이의 삶을 결정합니다.

부모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이는 것입니다.


image.png?type=w773 <딸바보가 그렸어> 김진형


외할아버지의 부지런한 모습이 내 아이에게 비치길 바랍니다.

엄마의 화내지 않고 온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내 아이의 거울에 비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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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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