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두 번 태어난다

<아이를 위한 한 줄 인문학> 책을 읽다가

by 초바샘


책을 읽다가 주방 수납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한때는 하루를 시작하게 했던 문구가 이 책에 있는 글귀였는지도 잊고 살았네요. 주방에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있던 바구니를 주방 수납장 안으로 넣고 잊었던 만큼의 시간이었지요.


글귀를 다시 한번 읽어봅니다.


아이는 두 번 태어난다.
부모의 사랑으로 세상에 태어나고,
부모의 말로 다시 한번 태어나 완벽해진다.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는 생명이다.
나는 오늘 어떤 생명을 아이와 나눌까?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p.137



아이가 어릴 때는 '오늘 아이와 어떤 생명을 나누게 될까?'를 고민하며 말을 귀중히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고민은 잊은 지 오래입니다.

'아이와 생명을 잘 나누고 있어서 그렇지...'라고 스스로 위안을 얻으려고 해 봐도 아이가 컸다고 모두 다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에 편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아이의 행복의 시작과 끝에 '부모의 말'이 있습니다.

근사한 말 한마디가 세상을 아름답게 합니다.


아이들이 평가에 대해 제대로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중학생 시절 큰 아이는 매 시험을 성실하게 잘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해 준 것은 잘하고 있는지 2-3일에 한 번씩 물어보고 격려하기, 목표를 정하면 목표를 정했다는 사실에 기뻐해 주기, 소화 잘 되는 음식으로 아침 식사 준비하기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가 시험을 보고 오는 동안 무수히도 많이 원하는 만큼 결과가 안 나왔을 경우에 어떤 말을 해줄까를 생각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시험을 못 본 것에 실망한 마음이 들까 봐 아이에게 그 마음을 표정과 말로 표현하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온 표정과 말로 아이가 부모님을 실망시켰다고 죄책감을 가지게 될까 봐 머릿속으로 무던히 생각하고 표정과 말을 연습했어요.


다행히도(?) 아이가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실망할 때 편안한 표정과 말투로

"괜찮아. 그냥 연습하는 과정이잖아. 무엇을 몰랐고, 어떤 부분에서 준비가 부족했는지 알면 돼."

라고 말해줄 수 있었습니다.


기쁜 순간에 그것을 감추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리액션이 나오는 것처럼

그렇지 않은 순간에도 그것을 감추기도 전에 원치 않는 리액션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한 번이 아이에게는 생명을 나누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내가 아이에게 잘못 표현하는 표정, 말투가 있다면

그게 나오는 상황을 여러 번 생각해 보고 좋은 방법을 찾아보고 그리고 좋은 상황을 상상하며 연습해야 해요.


큰 아이가 중학교 3학년 때 나눴던 대화가 떠오릅니다.

어느 날 중간고사를 준비하다가 이번 시험은 꼭 잘 봐야 한다는 마음이 커져가면서 시험을 잘못 보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커져버렸던 아이가 "엄마, 내가 시험을 못 보면 어떻게 할 거예요?"라고 물었습니다.

아이가 불안하지 않기를, 시험 결과는 너의 책임이며, 그것을 못 보더라도 너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너의 시험 결과는 엄마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물론 시험을 잘 봐서 네가 기뻐한다면 함께 축하해 주고 못 봐서 네가 슬퍼한다면 옆에서 위로해 주겠지만, 시험 결과는 너에게만 영향을 주는 거야.

어디까지 영향을 받을지는 네가 판단하는 거고. 그것과 상관없이 엄마는 너를 사랑해."


시험을 준비할 때, 시험을 볼 때마다 아이는 늘 생각한다고 합니다.

'내가 결정한 만큼, 내가 해내는 거다.'


큰 아이는 힘든 고등학교 2학년 생활을 크게 엄마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며 본인만의 최선을 다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좋은 리액션은 많은 시간 고민한 끝에 나오는 생각의 흔적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아이의 인생을 바꿀 많은 기회를 가집니다. 그 기회에서 생길 많은 말들을 연습해서 아이의 행복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두 번 태어납니다.

부모의 사랑으로 한 번, 부모의 말로 한 번,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는 생명입니다.


어제 어떤 생명을 아이와 나눴나요?

오늘 어떤 생명을 아이와 나눠갈까요?

내일 어떤 생명을 아이와 나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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