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와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유권자들, colledge educated voters vs. non college educated voters! 카멜라 해리스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를 가르는 표현이었다. 대학이라는 고등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유권자들이 대거 트럼프에게 투표하면서 마치 카멜라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의식이 깨어있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는 사람처럼 레이블링 되었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피부 하얀 것을 제외하면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깨어있지 못한 유권자 취급을 받은 것이다. 처음 L 엄마가 학교에 모든 알레르기 환자를 고려해 홈 메이드 브라우니를 메모와 함께 아침에 보냈다고 연락 왔을 때 정작 난 teacher's lounge에 누군가가 회의를 하느라 하루 종일 잠겨 있어서 먹어보지도 못했다. 아침부터 눈이 벌개 눈물 콧물 짜는 선생님들이 몇몇 있어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하고 나중에 틈날 때를 기다렸다 물어봐야지 했다가 그냥 하루가 가버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브라우니를 보낸 이유와 눈물의 이유를......
자신들은 대학교 또는 대학원까지 공부한 고등교육을 받은, 즉 생각이라는 것을 할 줄 아는 의식 있는 유권자들인데 이 무지한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뽑아 자신의 삶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믿는 선생님들이 어제 울었던 것이고 그 상실감을 주체할 수 없어 teacher's lounge에서 그들과 생각이 같은 Director를 붙잡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쳤던 것이다. 세상에. 그게 이리 울고불고 난리 칠 일인가? 그리고 그 난감한 우월감은 무엇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자기들만 대학 교육받았나? 대학 졸업장이 뭐 대수인가? 석사 학위? 동네 개도 안물어가는 것. 그러나 이들은 이게 진심이라는 것을 동료 선생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들의 페이스 북은 온통 카멜라 해리스를 지지하고 그녀를 지지해 달라는 호소가 줄을 이었다. 정말 가족 중에 누가 죽거나 사고가 나거나 아니면 친인척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는 줄 알았다. 그나마 그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 있었으니 주지사가 바로 우리 프리스쿨과 일요일에 있는 Religious School 출신의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곳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법대를 나와 주 법무 장관을 지낸 민주당원이 주지사에 당선된 것이다. 학교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동문들에게 자랑스러운 동문 소식을 전했고 그나마 우리 주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제 목소리를 내줄 유대인이 당선되었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있는 듯했다. 사 년 전 선거 때는 민주당이 이겼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갔다가 올해는 공화당이 이긴 계기로 난생처음 당황스러운 경험을 해본다. "이제 우리 가족의 삶은 뿌리째 흔들릴 거야!" 날 붙잡고 이야기하는 한 선생에게 "너 뭔 소리하니? 여기 미국이잖아. 넌 그중에서도 주류인 백인 유대인이고 뭐가 문제야?" 쏘아붙이고 싶지만 귀에 들릴 리 없다. 누구든 자기 문제가 가장 큰 법이니까. 학교 전체가 마치 대패한 진영의 선거 캠프 같다. 한동안 대선 후유증이 계속될 것 같아 스몰토크를 가능한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별로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이야기도 없으니 말이다. 대선 후유증이 빨리 아물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