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디자이너분이 대학원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는 답했다. "대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필요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아니면 굳이....?"라고 말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겨우 체육학으로 석사를 했다. 비하인드로는 석박통합에서 석사로 낮춘 케이스다. 박사까지의 why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원을 나오면 좋을까?
석사나부랭이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을 예시로 말하고자 한다. 그러자 하면 내 스펙 아닌 스펙을 말할 수밖에 없다. 운동선수 출신에 전문스포츠지도사, 미국체력관리협회 근력공인관리사, 건강운동관리사 그 밖에도 여러 트레이닝 자격증이 있다. 이러한 자격증을 가지고 그리고 대학원 졸업장을 가지고 대학병원부터 트레이닝 센터 여러 곳을 면접을 봤었다. 그때 대학원 졸업장이 도움이 되었을까? 전혀 아니다. 다들 무슨 일을 했었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대학원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자격증 또한 마찬가지였다. 꽤나 억울할 수도 있지만 당연한 결과다. 연구가 필요한 회사가 아니라면 회사는 돈을 벌어야 하고 당장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방 끈이 긴 사람이 아니라.
'그건 체육 쪽이라 그래'라고 단언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거의 같은 경험을 현재 IT에서도 했다. 업계만 다를 뿐이지 질문은 비슷했다. 뭐 그렇다고 대학원 졸업장이 쓸모없는 건 아닐 것이다. 당연히도 대기업 면접까지 가려면 그러한 '자격'들로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 말이다. 대학원 기간은 적어도 2년이다. 석사만 말이다. 박사까지 하면 시간은 어마어마하게 길어질 수 있다. 학비도 1년에 평균 600만 원 정도이다. 사립의 경우 934만 원 정도.(출처) 그 사이 우리는 그 비용과 시간으로 '인턴'이든 '사이드프로젝트'든 '해외유학'이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 그 경험들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내용보다 더 강하게 통할 수 있다.
막연히 대학원을 나오면 취업이 더 잘되겠지라는 생각을 한다면 절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기업을 목표로 한다거나 순수한 연구의 욕심이라면 대학원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대기업의 경우 진입 허들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공부한 내용이 현장에 100% 적용되느냐? 이 부분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 졸업보다는 경험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업무는 제한된 환경에서 연구한 케이스와는 매우 다르다. 당연히 대학원을 졸업했다면 상황에 맞게 본인이 적용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일머리와 공부량의 차이는 같지 않다.
대학원에 가면 공부를 시켜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해야 한다. 연구 주제를 논문을 통해 찾고 논문도 써야 한다. 그 과정도 고통이다. 여유가 있다면 나의 전문성을 높이는 시도는 좋다. 하지만 그 시도를 완수하더라도 기다리고 있는 취업이나 이직이라는 새로운 시험의 난이도는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