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25년 5월 30일) 인터넷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선, 기사부터 보십시오. 편파성 시비를 피하고자 한겨레와 조선일보 인터넷판 보도 첨부합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election/1200278.html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05/30/WD27F7RZENEFPBR7WDVTC2U2PM/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25년 5월 30일 오전 7시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사전투표소에서 어느 시민이 받은 관외투표 회신용 봉투에 이재명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지가 있었다. 투표자는 이를 선거 참관인에게 알렸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해당 선거인이 타인으로부터 기표한 투표지를 전달받아 빈 회송용 봉투에 넣어, 투표소에서 혼란을 부추길 목적으로 일으킨 자작극으로 의심되어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중앙선관위의 추정대로라면 이는 심대한 범죄 행위입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입장문’을 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입장문을 보고자 했습니다. 아래 주소를 접속해 보십시오.
https://www.nec.go.kr/site/vt/ex/bbs/List.do?cbIdx=1605
한데 30일 오후 2시 35분 현재 어디에도 그런 입장문은 없었습니다.
하여, 중앙선관위 대표전화 02-503-1114로 30일 오후 2시 39분에 연락했습니다.
교환에서 선거관리과를 바꿔주더군요. 선거관리과 이OO 사무보조 님이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나== 해당 보도의 입장문 좀 볼 수 있습니까?
사무보조 님= 보도자료 및 알림에 있습니다.
나===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사무보조 님=== (한참 전화기 너머에서 찾으시더니) 아, 아직 안 올라 있습니다. 조금 기다려주세요.
나=== 아니,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아직도 입장문이 안 올라 있나요? 언론 보도에는 입장문을 밝혔다고 했는데요?
사무보조 님 === 이게 우리 과 사안이 아니어서요. 제가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기다리니, 이OO 사무보조 님은 중앙선관위 공보과 담당이라면서 공보과 연락처(02- 3294-1006)를 알려주었습니다.
공보과에 여섯 차례 통화 시도한 끝에 30일 오후 2시 55분, 이OO 주무관 님과 통화했습니다.
이 OO 주무관 님의 말씀은 이랬습니다.
“중앙선관위가 공식 입장문을 낸 것은 아니고,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서 기자들이 물어볼 때 중간 단계에서 ‘자작극’ 이야기로 안내한 것은 맞다. 아직 홈페이지에 입장문 같은 것을 올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잘 아시듯, 사전 선거 중 관외투표는 투표용지와 반송 봉투를 각각 하나씩 받는다. 투표용지에 기표하고 반송 봉투에 넣으면, 그 투표 봉투가 자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선관위 보관 장소로 갔다가 개표되는 것이다. 만약 이 분이 자작극을 한 것이라면 자작극이 어찌 가능했는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 분이 선거 현장에서 어떻게 자작극을 한 것인가?”
이OO 주무관 님은 “나중에 우리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것이다. 아직은 조사 중이다. 그때 살펴시라”고만 되뇄습니다.
“현장에서 아주 기본적인 것인데도 확인하지 못했느냐”고 물었지만 대답은 앵무새 같았습니다. “추후에 우리가 밝히면 확인하라”고만 답했습니다. “추후가 도대체 언제를 말하느냐, 선거 끝난 뒤”냐고 물었더니 이 역시 답변하지 않더군요.
주무관 님이 답하시기 곤란한 사안이라면 공보과장이나 국장 님과 통화를 했으면 한다고 했지만, 그 역시 거절했습니다.
한 시민을 ‘중대 선거사범 추정인’으로 만들어놓고는 근거조차 대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만약 한겨레 보도처럼 ‘타인으로부터 기표한 투표지를 전달받은 자작극’이라면 투표용지를 ‘타인’은 어찌 가지고 있었는지부터 밝혀야 합니다. 중앙선관위 추정처럼 설령 자작극일지라도, 투표용지는 투표 현장에서 투표인에게 한 장씩만 나눠주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타인’이 투표용지를 가지고 있을 수 있나요?
한데 중앙선관위 공보과는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추후’만을 반복할 뿐입니다.
저는 지금껏 부정선거론을 의심해 온 사람입니다.
한데 오늘 중앙선관위 관계자들과 통화해보니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무능할 뿐 아니라, 무책임한 곳입니다.
심각한 부정선거론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몇 시간이나 지났음에도, 기본적인 조사 결과와 근거조차 국민에게 밝히지도 않는(혹은 못 하는) 집단이었습니다.
이런 집단에 우리 선거를 맡길 수 있나요?
시민 신형준이 씁니다.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셔도 좋습니다.
추신
30일 오후 4시 16분 현재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보도자료 알림’ 난에는 여전히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