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을 혐오하지만, 국뽕이 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산다는 자부심
어제(2024년 3월 15일) 오후 늦게 넷플릭스에 한국 드라마 ‘치킨 너겟’이 공개됐습니다.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 등이 출연했습니다.
공개 직후 영국 유력 언론 가디언에 감상평이 실렸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참 값싸게 만들었다. 요즘 작품에 뻑 하면 등장하는 액션 장면도 거의 없다. 볼거리를 위해 들어간 비용(visual-effects budget)이라고는 치킨 너겟이 미세하게 흔들리게 하는 데 든 비용일 것이다.
2. 이 작품이 오징어게임이나 글로리만한 인기는 절대로 끌지 못할 것 같다.
3. 그럼에도 재밌다. 경제적으로 보면(투자 대비 이익이라는 관점) ‘개이득’일 것이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가디언 기사의 도입부를 굳이 번역하면 다음과 같을 겁니다.
‘지난 겨울, 넷플릭스는 ‘시청자가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것’이라는 제목의 긴 보고서를 냈다. 시청자들이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시청 시간을 분석한 것이다.
시청자들이 본 것 중 상당량이 외국어(비 非 영어)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작품 중 정확히 3분의 1이 외국어로 제작됐다.
이를 주도한 것은 대한민국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오징어 게임’ 이후, ‘더 글로리’라는 한국 작품이 넷플릭스 전체 시청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정말로 놀랍지 않은가. 이런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한국 작품이라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게걸스레 먹어치우려 한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시청한다.‘
국뽕을 혐오하는 자칭 '세계주의자'이지만, 이런 기사를 읽노라면 요즘 말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외제‘ 하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던 유년을 보낸 자로서, 공개되자마자 외국 유명 언론에 호의적인 평이 실리는 시대를 산다는 것은 감격 그 자체입니다.
아침부터 국뽕에 거나하게 취합니다.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주쇼~~~
가디언 기사 한 번 읽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