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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형준 Jun 24. 2024

<나는 보수가 아니라, 우파입니다>

읽고 감사함마저 느낀 글. '이름 붙이기'의 중요성.      


나는 우파가 스스로를 '보수'라고 부르는 것이 싫습니다. 왜 내가 진보가 아닌가요? 나는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진보를 이루는 수단으로, '자유'와 '경쟁'을 '평등'과 '복지'보다 위에 놓는 사람일 뿐. 물론 후자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고요. 부연하면, 교육과 의료에서 나는 좌파입니다.


예를 들어, ‘대치동 아해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부모의 재력과 부모의 여유 시간으로 인한 ‘교육 조언’을 바탕 삼을 수 있는 아해들이 수능을 휩쓸고, 그 결과로 수능 정시를 장악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모습은 보기 싫습니다.     


내가 정시 비중을 줄이고, 고교 내신으로만 대학에 가는 ‘수시 교과’ 비중을 높이자는 것은 그런 연유입니다. 대치동 고교의 내신 1.1과 독도고 내신 1.1을 동일하게 치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두메산골 친구들, 낙도 친구들도 의대나 서울대를 갈 수 있을 것이니까.      


그런 친구들은 대학 가서 공부를 못 한다고요? 천만에요. 나 같은 븅신도 언론사 가기가 그리 힘들었던 80년대 후반에 대입 시험 때 이상으로 공부해서 조선일보를 갔습니다. 상위 1%, 상위 0.5%는 대개의 경우, ‘절박함’만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상위 0.1% 0.05%는 노력해도 안 될 확률이 높지만...     


그런 내가 ‘보수’? 도대체 내가 무엇을 지키고자 연연하기에 ‘보수’라고 불려야 하나요.     


역으로 좌파도 대다수는 진보입니다. 다만, 그들은 경쟁과 자유보다는 평등과 복지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고. 그런 생각(좌파적 사고)이 잘못된 것은 절대로 아닐진대. 그런 생각도 귀한 세계관일 터.      


제발 내 친정, 그리고 여전히 내 자랑인 조선일보(물론 문제점도 지극히 많습니다. 한데 그런 식이면, mbc 한겨레는 문제가 없나요?)는 보수라는 단어보다 우파라는 단어를 쓰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이는 이 사회의 지적 천박함은 고쳐졌으면 합니다.      


좌파면 어떻고, 우파면 어떤가요? 의회주의, 즉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면서 경쟁하면 그만일 터인데.      


아침에 이 글을 읽으면서 고마움마저 느꼈던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4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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