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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by 서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두렵다.

나는 묻는다, 정말 갑자기였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실금,

작은 균열들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만들었음을.


세상 모든 일엔,

암시가 촘촘히 깔려있다.

병도, 이혼도,

우정의 파탄도,

신뢰의 붕괴도.


재정적 위기와

삶의 방향을 잃는 것도.



사소한 말다툼,

작은 오해,

무심코 넘긴 신경 쓰지 않았던 경고는

쌓이고 쌓여

예고 없이 찾아왔을 뿐.


작은 균열 속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

갑자기 찾아오는 일을

예견할 수 없을지라도

나를 휘어잡지 못하도록.


시그널을 감지하고

삶의 작은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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