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쿠팡 알바를 다녀왔다.
‘추노쿠팡’, ‘시팡’이라 불릴 만큼 악명 높은 쿠팡 알바.
나름 알바경력 있는 나도 힘든 알바는 다 해봤지만,
도대체 얼마나 힘들길래???
웨이팅 끊이지 않는 고깃집,
세척 알바,
학교급식,배식알바,
핸드폰 판매알바,
길거리 리서치 알바,
미싱, 시다알바,
다이소 하역알바,
워커힐 호텔 셰프보조까지 다양한 알바를 해본 나로서는,
과연 쿠팡 알바는 얼마나 힘들지 궁금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 언로딩 알바를 지원했는데,
지원하자마자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다.
그래서 토요일 4시간 알바를 다녀왔다.
힘들거라 예상하고,
보온병에 물과 간식, 만발의 준비를 하고 나섰다.
유튜브에선 레일 위로 물건이 쏟아지고,
기계처럼 단순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영상을 봤는데,
내 예상과 달랐다.
오늘 내가 일한 곳은 캠프를 거쳐,
고객에게 배송되기 직전 마지막 단계의 물류센터였다.
택배를 실은 트럭이 도착하면,
대형 이동카(RT)를 하역한 후 ‘까대기’라는 작업을 한다.
까대기는 오늘 처음 배운 용어인데,
택배번호로 지역을 구분하고,
번호가 맞는지 두 번 확인하는 과정이다.
확인이 끝난 택배는 기사님이 오셔서 개인 트럭에 싣고 가신다.
생각보다 일 자체는 괜찮았다.
예전에 했던 다이소 알바가 도움이 됐다.
다이소 알바도 분류, 정리였는데, 난 분류하는 일이 잘 맞는 것 같다.
나에게 일을 가르쳐 주시는 사수분을 따라 보조로 계속 움직이며 지시받은 일만 했다.
다치는 알바생이 많아서인지,
사수분께서 요령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나도 눈치껏 빠르게 움직이려 애썼는데,
그런 모습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았다.
사수분께서 “너무 앞서간다, 다칠 수 있다”라는 잔소리와 구박도 주셨지만,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늘 배운 요령은 다음번 알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알바를 하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가끔 한 번씩 알바는 좋은 경험이지만,
이걸 매일 하라고 하면 난 절대로 못할 것 같다.
나는 오늘 알바를 통해
내 직업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생겨서 참 좋다.
몸은 힘들지만, 생각의 전환점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 해보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 역시 중요함을 깨달았다.
곧 다가오는 추석 연휴가 길다.
집에만 있으면 나태해질 것 같아서,
쿠팡 반타임 알바를 하기로 했다.
알바비 모아서 주식 사야지 ^^
요즘 주식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편도 ISA 계좌를 만들어서 S&P500과 나스닥 100 사줘야겠다.
처음만 어렵지 뭐든 시작하면 별거 아니다.
계좌 트고 주식 사주면 알아서 모을 거라 생각하고 ~ ㅎ
이렇게 오랜만에 알바를 한 나의 하루와 생각을 정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