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직 근무하는데 데스크로 뜻밖의 검은 봉지가 배달되었다.
김 0용 환자분이 면회 온 여자친구와 식사를 하다가,
당직 선생님도 드시면 좋겠다”며 보내주신 닭발이었다.
전달해 주신 여자친구분은 연신 미안해 하셨다.
“본인 입에 맛있으니까 선생님도 좋아하실 거라고…
닭발 호불호도 있는데, 차라리 통닭 사가자고 해도 막무가내더라고요.
죄송해서 어쩌죠?”
그 말을 듣는데 피식 웃음이 터지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몽글몽글해졌다.
본인 입에 맛있는 건,
남의 입에도 맛있을 거라 믿는
그 투박하고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닭발을 못 먹는다.
하지만 붉은 양념 속에 담긴 건 ‘음식’이 아니라,
나를 생각하며 챙겨주신 환자분의 보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인데,
내 눈에는 어찌나 선명하고 따뜻하게 보이던지.
비록 닭발은 먹지 못해도,
그 안의 정성은 남김없이 마음에 담았다.
참 고맙고, 배부른 하루다.
Nov.18.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