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작은 빛
2023년 겨울 어느날,
새벽기도 중
하나님께서 내게 환상을 보여주셨다.
온 세상이 숨 막히게 어두웠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은 것과 다를 바 없는.
빛이라곤 하나도 없는,
우주처럼 광활한 어둠.
그 거대한 암흑 한 가운데,
보잘것 없는
갸냘픈 초 하나가 서 있었다.
그것은 영락없는 나의 모습이었다.
아무런 힘도 없고, 연약하고 홀로 서 있어
누군가 건드리지 않아도,
곧 사라져버릴 연약한 존재.
그 위태로운 심지 위로,
바람 불면 꺼질듯한,
주황빛 불꽃 하나가 깜박이고 있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작은 불꽃이
깊고 넓은 암흑 속을,
조용히 밝혀주고 있었다.
빛은 멀리까지 퍼지진 않았지만,
주변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불꽃은 자신을 에워싼 주변을
은은하고 부드러운 온기로 물들이고 있었다.
멀리까지 닿지는 못해도,
적어도
곁에 있는 이의 시린 손을 녹여주기엔,
충분한 따스함 이었다.
'사랑이 형체를 입는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촛불이 그려내는
타원형의 빛무리 안에는,
노을빛을 닮은 주님의 평안이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 작은 불빛이
바로 내게 주신 소명이 아닐까.
내가 주님의 뜻 안에 머문다면,
비록 보잘것없는 인생일지라도,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는
작은 통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초는 나였고,
불꽃은 내게 주신 말씀과 은혜였으며,
그 은은한 빛은 세상을 향한 주님의 향기였다.
오늘 문득,
그날의 환상을
마음 속 서랍에서 꺼내 본다.
혹여 내가 세상의 욕심에 집착하는 순간,
이 작은 불씨가 꺼지는건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초심 잃지 않기를,
넘어지더라도
다시 불꽃을 일으켜 세우기를,
세상의 어둠에 동화되지 않고
빛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오늘 하루도 주님 앞에
간절한 기도를 쌓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