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철학자 _에릭호퍼

by 서은


시력을 잃었다가 다시 회복한 에릭호퍼의 삶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15살에 기적처럼 시력 회복 후,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면서 떠돌이 노동자로 살았던 그의 삶이 현재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다. 에릭호퍼의 삶을 감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고뇌 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진짜 행복의 의미가 뭔지, 나 스스로에게 정의 내릴 수 있게 됐다.


그는 다시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속에서 자신의 오감과 지각으로 최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살려고 애썼다. 눈을 혹사시킨다는 것 초자 개의치 않고 미친 듯이 독서에 몰두하고 사색하는 그의 삶을 보며 난 왜 자유로움을 느꼈을까. 아마도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해서겠지. 나에게 1년 간 경제적 자유가 생긴다면, 에릭호퍼처럼 도서관으로 출퇴근하며 책 속에 파묻혀 살고 싶다.


평생 책을 읽었던 에릭호퍼도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 좋아지기 위해서 글을 쓰고,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에 글쓰기는 육체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잘 쓰고 못쓰고의 개념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써야 함을, 현재 나는 잘하고 있구나 점검한다.


에릭호퍼는 한평생 모든 사색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했다. 반짝이는 모든 생각들은 일을 하던 중에 떠올랐다고 한다. 나도 호퍼처럼 생각을 놓치지 않고, 그 생각을 형상화할 수 있도록 항상 순간순간을 기록하며 살아야겠다 또 한 번 다짐한다.




나는 지금껏 업의 의미는 직업에서 찾고, 직장에서 배운 일을 직장 밖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때 돈도 벌고 의미가 생기는 거라고 어렴풋이 생각해 왔다. 그러나 에릭호퍼의 조언이 내 생각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줬다. 에릭호퍼는 이렇게 말했다.


“나이 들수록 더 좋아지지 않는다. 그런 말로 자신을 속이지 마라. 생은 서서히 쇠퇴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삶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배우는 삶이다”


일과 후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라. 좋아하는 일을 배우고, 습득해서 나누는 삶을 살라. 이것이 행복한 삶이다. 하지만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사색하며, 자유롭게 살았던 에릭호퍼도 쉽지 않다고 하니,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는 삶과 먹고사는 현실적 문제의 괴리.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선택한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님을, 나에 대한 확신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호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데 몰두하라고 한다. 기술을 습득하게 되면 그 기술이 쓸모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했을 때 가능한 일이겠지. 배우는 삶.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는 삶. 에릭 호퍼를 읽고 나는 현재 잘 살고 있는가 자문하게 된다.


나는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걸까? 그동안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았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난 후,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해 답을 50% 밖에 찾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는 길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주변에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책이다.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고 싶다.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인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가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떠돌이 노동자로 살았던 호퍼, 시각장애인에서 기적같이 눈을 뜬 그의 삶을 통해 그 나름대로 삶의 고뇌와 고통이 있었겠지만, 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삶을 삶을 생각한다면 진정한 행복에 대한 답을 빨리 찾을 수 있을지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외모와 태도, 운명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