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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넥서스 Apr 13. 2024

회식을 꼭 해야 하나요

건강하고 긍정적인 회식문화를 만드는 법

어떤 사람들은 공짜로 비싼 음식과 술을 먹을 수 있으며,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장인 회식을 환영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회식문화를 구시대적이라 생각하며, 기피와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과거에는 부장님의 강압에 못 이겨 억지로 회식에 끌려 나온 신입사원들의 모습이 시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젊은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회식 제안을 불편해하는 상사들의 모습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니 단순히 젊은 세대는 회식을 싫어하고 기성세대는 회식을 좋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세대 간의 문제라기보다 개인 성향의 차이로 해석되어야 한다.






세계의 회식 문화


한국에서는 업무 내의 위계가 사적인 관계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업무 외적인 시간에 이루어지는 회식 또한 단순히 식사자리를 넘어 업무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회식 중에도 업무상의 태도를 유지해야 하고, 때로는 비공식적인 업무 논의가 이루어진다. 업무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자율 참석이라는 명목 하에 사실상 참여가 강요되는 경우도 많다.


서양에서 이루어지는 회식의 모습은 한국과 사뭇 다르다. 서양에서는 공적인 업무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즉, 회사에서의 선배이거나 상사와의 관계는 업무 내에서 국한되며, 업무 시간 외의 이루어지는 개인적인 관계는 별도로 취급된다. 이에 따라 회식 또한, 단순히 식사자리를 마련하는 정도의 의미이지, 강제성이나 업무적인 분위기가 적다.


인류학적으로 이를 얘기하면, 한국의 '고맥락 문화(High-context culture)'와 서양의 '저맥락 문화(Low-context culture)'간의 문화적 차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출처: JTBC 뉴스





회식에도 장점은 분명 있다


무작정 회식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한국의 고맥락 문화에서 회식은 분명 여러가지 장점이 존재했다


먼저 회식은 비공식적인 의사소통 공간으로서 역할을 가졌다. 최근에는 공식적인 1on1 미팅, 리더의 칭찬과 격려, 업무 개선을 위한 피드백 등이 강조되고 있다. 반면, 과거에는 업무내적으로 이러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 회식은 평상시에는 말하기 부담스러웠던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칭찬, 격려, 건의, 질타를 나누는 장이었던 것이다. 


또한 회식은 기성세대에게 중요한 여가생활이었다. 최젊은 세대들은 휴대폰, 컴퓨터 전자기기 사용에 능숙하다. 또한 커리어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거나, N잡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1970년대 출생자들은 상대적으로 전자기기 사용이 능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일과 삶을 분리해, 퇴근 이후 본인만의 시간을 고민하는 일도 흔하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회식은 회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친목을 다지는 것은 회식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한국 기업문화는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특징을 가지며, 편하게 잡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회식을 통해 업무 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가지는 유대감의 상승은 업무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었다. 

회식을 통해 친목을 다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회식 문화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회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워라밸의 침범이다. 업무 시간 동안에는 일을 열심히 했으면, 퇴근 이후에는 개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다. 그러나 회식은 퇴근 이후의 개인 시간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회식은 Life에 대한 Work의 침범이라 할 수 있다. 


① 사전 통지: 요즘 사람들은 퇴근 이후 약속뿐만 아니라 취미, 공부 등 할 일이 많다. 최소 2주 전에는 사전에 날짜, 소요시간 등을 공지하여 개인 일정을 조율하고 양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② 업무시간을 활용한 회식: 개인시간에 대한 침범을 줄이기 위해, 퇴근 이후가 아닌 업무시간을 활용하여 회식을 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신생기업을 중심으로 점심회식을 하는 문화도 널리 퍼지고 있다. 저녁 식사를 해야 한다면 퇴근을 1~2시간 정도 일찍 해서, 회식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다.


③ 좋은 음식과 술: 중요한 건 회식자리가 개인시간을 어느 정도 희생할 만큼 즐겁고 좋은 자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회식은 잘 먹지 못하는 비싸고 특별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


④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 꼴도 보기 싫은 직장 상사와 함께 있어야 한다면, 업무시간 내이든 어떤 비싼 음식을 먹든 좋을 턱이 없다. 팀 내에 업무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친해지고 싶을 만한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면 직원들이 오히려 자발적으로 식사자리를 가지면서 친목을 다지려 한다.




회식 자리에서 업무시간에 해야 할 얘기는 하지 마세요


회식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도 회사가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특히 조직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회사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들이 회식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업무얘기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회사와 직원, 팀장과 팀원 사이에 꼭 나눠야 할 의사소통을 회식자리에서 술을 힘을 빌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말자.


아래의 내용들은 회식에 의존하지 않고도, 업무 내적으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방편들이다


① 평가제도 & 평가면담: 평가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기업일수록 회식문화가 활성화된 경우가 많다. 평가가 가지는 피드백적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직원의 업무목표에 대한 논의,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지원, 향후 개선해야 할 피드백 등 업무와 관련된 주요 내용에 대한 소통은 평가제도와 연계된 공식적인 면담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커피챗: 팀장은 팀원과 함께 주기적으로 1on1 커피챗을 가지기를 권장한다. 평가면담에서 발언하는 주체가 주로 팀장이라면, 커피챗에서 발언하는 주체는 팀원이다. 팀원이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점, 건의하고 싶은 점, 고민거리 등을 말할 수 있는 공식적인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③ 잡담 문화의 활성화: '아이디어는 복도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꽉 막힌 회의실이 아니라, 복도에서 마주친 동료와 잡담을 하다가 떠오른다는 뜻이다. 사무실에서는 숨죽인 듯 있다가, 회식자리에서만 잡담을 나누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이미 잡담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많은 기업들은 회사 내부적으로 잡담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기도 한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회식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뒷받침될 때,
회식이 이루고자 하는 친목과 소통의 기능 또한 더욱 효과적으로 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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