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가 좋아요.
무단한 곡조가 무연했던 나를 자박하니 걷게 해요.
아 무단한 건 없겠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껴졌으니 어쩌면 나를 제외한 누군가는 나의 호소가 그저 풀벌레의 무단한 곡조처럼 들리겠죠? 사실은 울음소리였을 텐데요.
그러니 나는 오늘은 풀벌레의 울음소리에 조금 귀를 기울여볼게요.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 어떤 슬픔을 이 새벽에 들이마시고 있는지 알 순 없어 먼저 들어주려고요.
이 곡조가 불협이어도 좋아요.
음표 하나하나가 어떻게 이 복잡한 새벽을 조화롭게 표현할 수 있나요-
그렇지만 저는 풀벌레 소리가 좋아요.
무던한 울음소리가 나의 이 새벽을 어루만져주니까요-
그들의 슬픔은 더 이상 누군가에게도 슬픔이 아닌 거죠.
나 또한 그랬으면 좋겠네요. 나의 슬픔이 혹여 불협이 되더라도 부디 당신들의 새벽을 어루만지는 소리가 되길-
더 이상 아픈 새벽이 없길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