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글쓰기(장석주)

전업작가는 왜 쉼 없이 글을 쓰는가

by 리자

2025-516


장석주 작가는 안성 집에 삼만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으며, 평생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있다. 고등학교를 채 마치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해박하고 철학적 사유를 지녔다. 작가는 매일 8시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동안 10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작가는 10대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20대에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으며, 대형서점에서 새로 나온 책을 읽었다. 30대를 지나 40대 중반과 50대를 거치면서 책 읽기에 탄력을 받았다고 말한다.

소년 시절부터 읽는 것을 탐닉한 저자는 그것이 한 때로 끝나지 않고 지금까지 쭉 이어졌기 때문에 백여 권의 책을 출간하는 작가가 되었다. 또한 사유하는 힘이 생기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평생 동안 지속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나는 12살에서 13살이 되던 시기에 140권의 책을 읽었다. 독서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면-엄마에게 책을 사달라고 졸랐더라면-도서관을 찾아서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긴 시간 동안 자아 없이 그냥 살았다.

어려서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 도서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중3 때이다. 그나마 공부하러 가는 곳으로 알고 다녔다. 내가 호기심을 갖고 도서관 여기저기를 다녔다면 책이 있는 곳을 알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장석주의 책 읽기가 40대 중반을 거쳐 50대에 탄력을 받은 것처럼 나도 지금 책 읽기의 중심에서 살고자 한다. 물론 작가처럼 많은 시간이 축적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부터 책을 읽으며 그 시간을 쌓아가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단순하고 단조롭게 살아야 한다.

장석주는 글에서 말한다. 말들을 지배하는 것은 침묵이며, 문학은 말의 세계이지만 진짜 문학이 꿈꾸는 것은 우주 너머의 침묵이라고.

최근 읽은 “침묵을 배우는 시간”에서 침묵을 통해 아이디어를 폭발시키는 방법을 전수하기도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침묵하며 무슨 생각이 떠올라도 놔두고, 원한다면 기록을 하라고 한다. 고요는 에너지와 창의력과 직관적 문제 해결을 돕는다는 것을 보면 침묵과 고요, 글쓰기는 하나로 연결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속적인 독서와 글쓰기로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침묵 속에서 창의력과 사유의 힘을 키워가는 것과 나도 읽는 자가 될 수 있겠다는 것을 장석주 작가의 책에서 배웠다.


p.9

읽고 썼다. 그리고 살았다. 내 인생은 이 단문 두 개로 요약할 수도 있다. 내 삶은 다른 세상을 꿈꾸며 읽은 것과 쓴 것의 누적으로 이루어졌다.

p.17

인생이란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이어서 늘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일말의 우연, 일말의 초연함, 일말의 고독 같은 게 작가라는 엉뚱한 길로 등 떠민 건 아닐까?

p.23

우선 문학은 불행을 견디는 힘을 준다. 셰익스피어는 “불행은, 견디는 힘이 약하다는 걸 간파하면 더욱더 내리누른다."라고 했는데, 문학은 불행을 견디고 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 준다. 불행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불행의 거친 파고 속에 떠 있는 인생을 잔잔한 곳으로 이끌어 낸다. 그리고 문학은 인습적 사유에서 벗어나 삶과 세계를 보는 통찰의 눈을 갖게 한다.

p.41~42

자기가 겪은 일을 쓰되, 먼저 자기 내면에 일렁이는 쓰려는 열망을 응시하고 그 열망이 싹을 틔우도록 해야만 한다. 그냥 자기 경험을 가져다 쓰는 것은 금세 바닥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자기가 겪은 일은 늘 자기 한계 속에서 겪은 유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자기 경험에서 뿌리를 내려 그 지층에 숨은 수많은 이야기를 찾아내서 써야 한다. 경험을 찾아내고 그것에 귀를 기울이며 상상력을 뒤섞어 이야기를 발효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p.45

작가의 뇌는 태어날 때 받은 하늘이 내린 재능이 아니라 후천적인 학습과 훈련을 통해 얻어진다.

p.59

우리는 읽고 있던 책이 아니라 책을 읽는 장소, 거기에 비쳐들던 빛의 광도, 눈을 돌려 우연히 내다본 창밖 풍경을 향하여 열려진다. 사실 독서는 그 모든 경험을 포괄한다.

p.75~76

말들은 지배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거대한 침묵이다. 침묵이란 말의 무한함을 품은 우주다. 문학은 말의 세계지만 진짜 문학이 꿈꾸는 것은 말의 세계 너머에 있는 침묵이란 우주다.

p.114

읽는 자는 자기 안의 열망으로 말미암아 쓰는 자로 진화한다. 그가 원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읽는 동안 뇌가 바뀌기 때문이다. 읽는 뇌가 어느 순간부터 쓰는 뇌로 진화한다! 읽는 자는 틀에 박힌 자기를 거부하고 자기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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