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효원 Feb 23. 2023

내가 삶에서 힘이 빠지는 이유

마치 그게 나인 듯 살고 있는 삶 

몇년 전부터 8년 경단녀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갖게 된 일에 너무 들떴고 기뻤다. 그리고


 몇 번의 실패와 고비가 있었지만 

결국 하나씩 이루었고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삶이 되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 거지 

잘 생각해 보면 고마운 것들 투성이잖아. 감사일기를


 몇 개월 써가면서 내가 정말 감사한 일이 많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돌아서면 속상하고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한

 과거는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미래마저 불행할 거란 불안과 걱정으로 현재의 삶을 헤집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표정하나에도 무슨 뜻이 있는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강의를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잘하기 위해서 잘 보이기 위해서 걱정과 불안으로 

뜬 눈으로 밤을 새워서 가기도 하고 뒤척이고 2~3시간 자고 가기도 하고 

그렇게 삶의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강의를 하고 나면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일이 있을 때는 거기에 몰두하느라 모든 것이 뒷전이 됐고 

예민해졌고 일이 없을 때는 한없이 무기력해지고 공허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매일 움직이고 몸이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몸이

 바쁘면 생각도 잠시나마 멈출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이 내가 삶에서 힘이 빠지게 살고 있다는 것임을 알았다. 진정하지

 않은 삶이었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은 뭘까? 

가족들과 돈 걱정 없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것.

 언젠가는.. 


이 언젠가는이라는 말이 

삶에서 가장 힘을 빼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돈이

 있으면 언젠가는 

화해를 하면 언젠가는 

건강해지면 언젠가는 

언젠가는이라는 말로 

체념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아이를

 낳고 독박육아를 하면서 

누구에게도 도와달라는 말을 안 했다. 

가끔 언니에게 부탁하는 게 전부였다.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아이들을 잘 돌보는 엄마. 집안일 잘하는 아내. 착한 며느리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아야 하고 인정받아야 하는 삶은 힘이 없음을 알았다. 애쓰는

 삶을 이제는 분별하고 내려놓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을 살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헌신하고  매 순간이 선물임을 기억하고 

내가 절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 아니라 충분히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매 순간 기억한다면. 삶에서

 힘이 빠지더라도 금세 찾을 수 있다.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다"라는 것을 말이다. 발견하면 내려놓고 다시 행동하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저기... 혹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