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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효원 Jan 14. 2022

6살 인생을 걸다.

두려워 시작하지 못했던 일


지금껏 살아오며 한 번도 하지 못했던 걸

도전해서 이뤄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번 해보지도 않고 어려워 보이면,

“나는 못해. 남들도 어려워서 못할걸?”생각합니다.

절대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상금을 걸었습니다.


작은 습관으로 매일 하는 실천하는 1분 플랭크,

1분만 지나가도 나 자신과의 싸움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 몸.

팔은 아파오고 차오르는 숨을 내쉬며

 겨우 1분 30초를 버텨봅니다.

자려고 누운 남편의 볼록 튀어나온 배를 보고 있자니

놀려준 심산으로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여보 5분 동안 플랭크 하면 내가 10만 원 준다! 어때?”

“내가 못할 거 같아? 예전에 7분도 했거든!”

“그건 몇 년 전이지. 당신 못 버틸 걸. ”


어제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플랭크를 하며 힘들어하는 저를 비웃었지만

본인도 겨우 1분을 버티던 모습이 말이죠.

남편은 선뜻하겠다는 말을 못 합니다.

도전을 외치는 아이들을 외면하며.

남편이 등을 돌려 누우며 귀찮다는 듯 말합니다.


“에이~ 안 해 안 해!”

“엄마 나는 할래! 나도 해볼래! ”

“나도 나도. 엄마 진짜 10만 원 주는 거야?”

실은 실패할 까 봐 겁이 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경험으로 힘들다는 것을 알았으니 10만 원을 걸어도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이미 판단했던 거죠.


“왜 안 해~ 애들도 한다는데? 같이 해봐! 밑져야 본전이잖아”

“아빠 하자~하자!”


대화를 들은 두 아이도 5분 플랭크에

도전하겠다며 호들갑을 떱니다.


“그래 좋아. 누구든 5분 플랭크 성공하면

엄마가 10만 원 준다! ”

이미 아이들은 10만 원에 마음을 빼앗긴 지 오래,

드디어 5분 카운트가 들어갔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못하겠지. 어떻게 5분을 버티겠어’


그렇게 시작한 지 1분이 지나자,

 남편이 포기 선언을 하고

2분이 지나자 딸아이가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말없이 버티고 있는 6살 아들,


“안 힘들어?”

3분이 지나고...

샤워를 마치고 금세 나온 아이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등줄기에 땀이 송골송골

이내 땀방울이 맺혀 흐르기 시작합니다.

괜히 하자고 했나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여보 여보 애 좀 봐!”

6살 아이가 3분을 버티고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한 모습

어느새 4분이 지나가자. 그 의지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 힘들어 힘들어. 얼마 남았어?”

힘들어하는 아이 안쓰러웠지만.

그 생각도 잠시, 저는 초조 해졌습니다.

‘이러다 진짜 10만 원 줘야 되는 거 아니야?’


순간 머리를 굴려 말했습니다.

“지금 포기하면 엄마가 2만 원 줄게 어때?”

“2만 원 싫어! 버틸 거야!”

“버틸 거야?”

“어! 버틸 거야! 버틸 거야!”

5분까지 버티겠다는 아이의 의지가

정말 확고하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그제야 10만 원이 아까운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그 순간부터는 다 같이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오~ 끝까지 버티자!"

"우리 10초 남으면 다 같이 세어주자”

“십. 구. 팔. 칠. 육. 오. 사. 삼. 이. 일. 영  성공!

"축하해 우아 멋져! 끝까지 버텨서 해냈네 대견하다!”

내가 성공이라도 한 듯

온 가족이 아이의 성공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절대 하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운동하면 옆에서

몇 번 따라 하다 포기하던 아이가

어른도 힘든 플랭크를 긴 시간 버티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아이의 성공에 “감동이 밀려온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장면,

 

결국 제가 틀렸습니다.

10만 원도 제 지갑을 떠나 아이에 손에 쥐어졌습니다.

5만 원권 두장을 받아 든

아이의 얼굴이 성공의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아이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5분 플랭크를 어떻게 성공했을까요?


아이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누나가 용돈 모아 10만 원권 수표 2장을 자랑하는 모습에

항상 부러워하며 본인도 돈을 모으겠다며

집안일 아르바이트로 300원,

200원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 밖에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고,

아이는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외친 거죠.

결국  끈기로 그 목표를 이루어 냈습니다.

작은 도전에서 비롯된 성공의 경험은

앞으로 아이가 자라며 겪게 되는

도전과 포기라는 갈림길에서

도전을 외칠 수 있는 용기를 주지 않을까?

할 수 있다는 의지 하나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성공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시작도 못하고 포기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던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실패한다고 해도 경험이라는 소중한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잊은 채

오직 성공에만 집중했던 건 아닌지..

경험해야 알 수 있습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해 봅니다.


“당신이 하기 두려워하고 있는 것을 하라.

그렇게 하면 그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확실하다.

-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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