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짓는 복, 극복!

어떤 것도 이길 수 있는 '노력 점수 100점'

by 리앤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왔다.

‘몇 점 맞았니?’라고 묻자 “노력 점수 100점!”이라고 답한다. (이렇게 당당할 수가...)

불길한 예감은 왜 항상 틀리지 않는 걸까. 공책을 펼쳐보니 ‘30점’이다.

그래도 나름 문제를 모두 쓰려고 노력했던 흔적이 보였다. (한글을 다 떼지 못한 상황이라 공책 깍두기칸을 글씨로 메워준 것만도 감사한 일이다..^^:)

몇 주 전만 해도 모르는 문장이 나오면 아예 쓰지 않고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맞든 틀리든 10개의 받아쓰기 문장을 다 썼으니 ‘노력 점수 100점’을 인정할 수밖에.

“어머나~ 다 쓰려고 많이 노력했네!” 칭찬했더니 “군인정신으로 했지!”라고 뽐내며 답한다.


당시 우리 가족은 ‘강철부대’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었다.

여러 특수부대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던 내게 아이가 “엄마는 왜 강철부대가 좋아?”라고 물었을 때 “멋지잖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팀이 졌더라도 이긴 팀에게 박수를 쳐줄 수 있는 군인정신이 좋아서.”라고 말했었는데

그걸 기억했나 보다.

강철부대라는 프로그램의 매력은 ‘시시비비 따지지 않는 깔끔한 겨룸’ 있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백’도 통하지 않고, 재산도, 사회적 지위도 다 필요 없는 겨룸이라는 것이 모처럼 신선했다.

또 이미 상대방이 결승선에 도착해 승패가 판가름 난 상황에도 무거운 발걸음으로, 기어서라도 결승선을 통과하고야 만다. “진 건 진 거고 해야 할 것은 해야 하니까!”라고 말하며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임무를 완수해내고야 마는 그들의 극복 정신이 찡했다. 귀했다.

체력의 한계를 가까스로 이겨가며 목적지에 도달했음에도 낙오된 동료를 찾아 다시 돌아가는 의리를 볼 때마다 든든함도 느껴졌다.


프로그램 MC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나보다.

축구 중계를 주로 했던 한 MC는 “1등이 누가 되느냐만 중요한 중계를 많이 했었는데, 군인들의 승부는 다르다. 끝까지 완수하는 게 있다.”라고 말했다.

지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의 가치를 새삼 되새길 수 있는 대목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면서 우리 모두가 이런저런 어려움에 겹겹이 쌓여 지쳐가고 있다.

우리 모두 지금의 ‘힘듦’을 피하지도, 굴하지도 말고 '그저 한 치 앞만 보고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당당히 마주한 채 나아가 보자.

분명 머지않은 시간에 각자만의 결승선에 닿게 될 것이다.

진짜 점수 100점보다 더 의미 있는 '노력 점수 100점'이 우리의 인생에 매겨질 것이다.


나는 복 중의 최고의 복은 ‘극복’이라고 생각한다.

‘극복’은 다른 복들처럼 하늘이 내려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짓는 복, 내가 마음만 먹으면 만들어낼 수 있는 복이니까 말이다.

다가올 행복(幸福)을 위해 조금만 더 극복(克復)해내자.

집을 짓듯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며 일상 속 작은 극복들을 쌓아올려보자. 극복을 지어보자.

극복을 짓다 보면 행복은 저절로 지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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